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다이어트이야기

앞날이 걱정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 헬스걸

몸짱의사 2011. 8. 3. 07:48

피트니스월드의 몸짱의사입니다. 바야흐로 여름을 맞이하여 수많은 다이어트 관련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다이어트 특집 코너가 방영되고 SBS에서는 조만간 다이어트만을 다루는 초대형 프로그램이 준비중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진지한(?) 다이어트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일요일 저녁 대표적인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 콘서트'에서도 다이어트 코너가 방송되고 있는데요...

바로 '헬스걸' 입니다



헬스걸은 두명의 뚱뚱한 개그우먼, 권미진씨와 이희경씨가 일주일 단위로 자신의 몸무게를 공개하는 포맷으로 하여 간간히(?) 웃음을 선사하는[각주:1] 프로그램으로 단기간 빠른 체중 감량을 보여줘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두명은 꿈의 숫자 55kg을 목표로하여 다이어트를 시작하여 3주가 지난 지금 이희경 씨는 86kg -> 74kg으로 12kg을 권미진씨는 102kg -> 83kg으로 무려 19kg의 감량을 이루어내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이렇게 놀랄만한 변화를 보인 헬스걸! 과연 뭐가 걱정된다는 것일까요?


체중감량, 어떻게 그렇게 빨리 이루어졌을까?

두명의 개그우먼은 어떻게 그렇게 빠른 체중감량을 이뤄냈을까요? 철저한 식이조절과 폭풍 운동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것은 다이어트 초반에 나타나는 현상인 몸 속 수분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죠.

우리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먹는양을 줄이면 몸 속 탄수화물이 급속하게 줄어듭니다. 그런데 탄수화물은 자기보다 3~4배 많은 물을 끌어안고 저장되거나 소실되기 때문에 다이어트한다고 먹는양을 줄이면 가져다 쓰기 쉬운 탄수화물이 먼저 그리고 빨리 줄어들면서 그와함께 많은 양의 수분이 소실되죠.

만약 이희경씨가 지난주에 말 한대로 염분 조절을 타이트하게 했다면 몸 속 소금의 양이 줄면서 우리 몸이 싱거워(?)지고 몸의 삼투압을 맞추기 위한 우리 몸의 노력으로 인해 수분이 함께 빠져나가게 되어 체중 감량은 더욱 드라마틱하게 변화됩니다


즉 이 두명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나타낸 체중 감량은 단순히 지긋지긋한 지방이 줄었기 때문이 아니라 체수분이 많이 소실되었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리고 이러한 수분의 손실은 다이어트 초반부에 대부분 나타나게 됩니다.

체중감량, 왜 갑자기 느려졌을까?

3주라는 시간동안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 헬스걸, 그런데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3주라는 시간동안의 일주일 단위로 체중 변화를 살펴보면

이희경 : 6kg 감량 -> 4kg 감량 -> 3kg 감량
권미진 : 12kg 감량 -> 4kg 감량 -> 3kg 감량


의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3주간 줄인 총 몸무게 중 그 대부분은 첫 일주일동안 줄어든 것이고 그 후로는 체중 감량의 속도가 눈에띄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초반에 탄수화물이 먼저 그리고 빨리 고갈되면서 수분 손실이 심해집니다. 이러한 현상이 주로 다이어트하는 첫째주에 일어난 것이죠. 2주차가 되면서 더이상 줄어들 수분이 없어지고 체지방만이 감소되기 시작하니 체중의 감소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지는 것입니다. 지방은 그 자체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수분의 손실없이 지방만 줄어들어서는 체중 감소가 크지 못하고 체중이 줄어드는 속도는 정체되는 것이지요

이건 비단 헬스걸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이어트를 할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다이어트 시 시간이 지날수록 체중 감소의 속도가 더뎌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순수하게 체지방만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헬스걸, 이 난관을 타개할 해결책은?

헬스걸은 초반 놀라울 정도로 빠른 체중 감량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목을 끈 만큼 더이상 체중 감량이 빠르지 않다면 금새 외면을 받겠죠. 헬스걸은 프로그램 초반 탄수화물 고갈과 염분 섭취 제한을 통한 수분 소실이라는 체중감량 극강의 무기를 모두 써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기 더더욱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이 맨 처음 내세우며 대중의 이목을 끈 '몸무게'가 바로 이들의 발목을 잡게 될 위험에 놓인 것이죠

목표를 55kg라고 하였던 것 자체도 무리수입니다. 지금처럼 일주일에 3~4kg정도의 속도로 감량한다면[각주:2] 이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단순 계산하여도 거의 2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연 대중과 PD가 이들이 일주일에 3~4kg씩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서 이 시간을 기다려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네요.

이 난관을 타개하고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더 타이트한 식이조절과 뼈를 깎는 고강도 운동이 필요할텐데 두명의 참가자가 자신의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이를 이루어 내기는 힘들어보입니다.[각주:3]

우리들이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헬스걸은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에게 흥미와 재미, 그리고 동기유발을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나도 다이어트 해야겠다!! 라는 동기유발이 되는 분들 꽤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오로지 체중으로만 나의 다이어트가 올바로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서는 곤란합니다. 체중계의 숫자는 그냥 '숫자'에 불과합니다. 나의 체중은 지긋지긋한 지방 뿐만 아니라 근육 + 혈액 + 뼈 + 응가 + 쉬야... 등등을 모두 포함한 숫자입니다. 당신의 체중은 하루 이틀 굶거나 다시 폭식을 하면 여러가지 요인의 변화에 의해 들쭉날쭉 널을 뛰지만 당신의 체지방은 꾸준히 줄거나 늘거나 유지하는 꾸준하고 일정한양상을 띄게됩니다.

일주일만에 수 kg을 빨리 줄였다고 자랑하지 마세요
한두끼의 폭식으로 수 kg 늘었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이러한 단시간의 변화는 체지방의 변화가 아니라 체수분의 변화에 의한 것입니다. 체중은 다이어트를 하면서 체형이 예뻐지면 자연스레 줄어드는 것이지 그 자체가 다이어트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체중이 줄어든 것은 나만 알지만 체형이 예뻐진 것은 남이 알아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개그 콘서트는 말 그대로 개그 프로그램입니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죠. 만에하나....

헬스걸이라는 코너가 개그에 충실하기 위해 '요요 현상' 이라는 대반전을 통해 큰 웃음으로 마무리 되지 않길 기도해 봅니다.


  1. 하지만 웃음 포인트는 애매한 [본문으로]
  2. 사실 이정도 속도로 꾸준히 감량하여 55kg에 도달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본문으로]
  3. 자신의 모든일을 뒤로하고 오로지 다이어트만 한다면 모를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