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유부빌더의 북리뷰

의사가 알려주지 않는 다이어트 비밀이 43가지나 있다?

몸짱의사 2010. 4. 27. 08:36

피트니스월드 유부빌더입니다. 얼마전 인터넷 서점을 뒤적뒤적 거리다가 독특한(?) 제목으로 눈의 띄는 책을 하나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의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다이어트비밀 43가지' 라는 책 입니다.

비만과 운동, 체형에 관한 진료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의사로써

도대체 내가 알려주지 않았던 비밀 43가지가 뭘까? @,.@???


하는 궁금증에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오늘은 의사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전설의 다이어트 비기를 살짝만 알려드리겠습니다. ^^[각주:1]



43가지 비밀? 한 2개정도 보이던데....


이 책은 그동안 누구도 몰랐던 특별한 비밀 43개가 담겨있다기 보다는 가장 중요한, 하지만 대부분 코웃음 치는 다이어트의 기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평상시 저의 다이어트 철학과 겹치는 부분도 많이 보였습니다.

책 :혹독한 다이어트는 피해라~!
유부빌더 글 :
평생 몸짱 되려면? 너무 많이 운동하지 마세요

책 : 칼로리 조절만으로는 살을 뺄 수 없다~!
유부빌더 글 : 
칼로리 계산하지 않아도 살은 빠진다!


사실 다이어트라는 것은 2~3개월 바짝하고 목표(?)에 도달하면 끝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꾸준히 할 수 있는가를 계속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병원에 와서 약을 먹고 시술을 받아도 그것은 올바른 운동, 식이습관을 배워가는 과정이며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보조적인 도움입니다.

이 책은 가장 중요하지만 소외되고 있는 이런 내용을 끈임없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외 독특한 비밀이라고 하면 다음 2가지 정도가 눈에 띄더군요.

(1)  냉장고에서 꺼낸 물을 줄이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몸과 배를 따뜻하게 하라.....급격하게 운동을 할 경우 배부분이 차가워진다....운동도 가볍게 무리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2) 돌아눕지 않고 똑바로 누워 자야한다...누울 때는 최대한 위를 보고 눕는것이 좋다....돌아눕는 습관이 있다면...양쪽 발목을 가벼운 끈으로 침대 양쪽에 묶어.......



과학과 비과학의 혼재


책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 그동안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통계적인 내용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중간 이와 상충되는 부분이 몇군데 보이더군요.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위에 언급한 2가지 입니다.

모르면 몰라도 비법이라고 말한 '꼭 따뜻한 물을 마셔야 한다' 는 것과 '꼭 똑바로 누워 자야한다' 는 부분은 과학적 근거가 많이 빈약해 보입니다.

사실 어떤 주장을 내세울 때 서양 의학 또는 서양 과학의 접근방식만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방식으로 설명되지 않는 수많은 대체의학이나 동양의학적인 접근방식이 있으니까요. 전 그런것들을 틀렸다고 말하거나 비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각주:2]

다만 이 책의 저자는 다른 사람을 비판할 때는 통계적인 내용과 과학적인 내용을 근거로 하면서 정작 자신의 주장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많이 떨어집니다.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비만클리닉의 의사, 우리들은 누구냐?


이 책을 읽는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비만클리닉 의사를 폄하(?)하는 필자에 대한 서운함(?)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비만과 체형을 다루는 의사로써의 자괴감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의사라는 사람' 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많지만 '의사라는 직업' 또는 '의사가 하는 일' 자체는 우리의 소중한 몸을 다루는 귀한 직업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러한 신념 하나로 일하시는 분들도 주변에서 많이 보구요.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비만클리닉에서 하는 의사의 일 자체가 귀한 일은 커녕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일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비단 이 책의 저자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이 느끼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전 저를 찾아온 중년의 여성 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본인이 이전에 지방흡입을 수차례 받았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여성 : 제가 이전에 지방흡입을 몇 번 받았거든요.....근데 그때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운동해서 언제 살빼냐고.... 지방흡입하면 한번에 다 빠질것을.....


유부빌더 : 아 그러셨어요? 지방흡입을 하셔도 운동과 올바른 식이요법이 필수인데요......^^;;;;;;;;;;;;;;;;;;;;;;;;;;;;;;;;;;; (땀 삐질삐질...) 


여성 : 맞아요.... 결국은 다시 살이 다 쪘잖아요....  나중에 알았지만 지방흡입해도 운동이랑 식이요법 을 같이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의사들이 그런식(?)으로 진료해주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ㅡㅡ^


유부빌더 : 아 넵.......그 선생님이 왜 그러셨을까요??? 혹시 오해가 있으신건......??? 아무튼 제가 대신 사과(?) 드릴께요....^^;;;;;;;;;;;; (땀 삐질삐질...) 


사람은 보통 자기가 듣고 싶은것만 듣고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 하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분의 말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이 여성분의 기억속에 그 비만클리닉의 선생님이 이토록 부정적인 인식으로 남아있는 것은 분명 의사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이 책의 저자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인식 속에 비만클리닉의 의사들이 안좋은 인식으로 남아있는 것은 저를 비록한 대한민국의 모든 비만클리닉 의사들이 깊이 고민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제가 하는 비만-체형 치료가 떳떳하고 자랑스러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는 모든 비만클리닉 의사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책 리뷰를 한다는 것이 결국 또 이상한 쪽으로 결론이 흐르는군요...  마지막으로 이 책에 대한 느낌을 정리하자면 전체적으로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에 관하여 알려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이는 책입니다. 다만 중간중간 과학과 비과학이 혼재되어 있는 부분이 있고 자극적인 제목에 비해서 마무리가 아쉽네요.
 
제가 이 책을 읽고 느낀점은 책 자체에 대한 부분보다 의사로써 스스로

똑바로 살자!!!

입니다. ^^;;;;;;;;;;;




PS :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남을 깎아 내리면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방법은 결국 자신에게 칼이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저도 조심하려 하는 부분이구요....

그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비판을 하려면 그에 걸맞는 전문지식을 먼저 갖추시기 바랍니다. phentermine을 SSRI라고 분류해 놓는 수준의 지식으로 약에 관해 이러쿵 저러쿵 비판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되어 보이네요.
 
 

  1. 이 책 쓰신분도 먹고 살아야 하자나요?ㅋㅋ [본문으로]
  2. 물론 대체의학과 동양의학이 과학적 논리와 근거를 갖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