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원장입니다. 오늘은 얼마전 넘어지고 나서 팔꿈치가 아프다고 온 환자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며칠전 30대 중반의 남자분이 진료실로 들어왔습니다.
나 :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남자 : 우측 팔꿈치가 아파서 왔습니다.
나 : 아픈지는 얼마나 되셨죠? 뭐하시고 아프세요?
남자 : 일주일정도 됬는데요 넘어지면서 손을 짚은거 같은데 팔꿈치가 아프네요.
나 : 병원에는 처음 오신거에요?
남자 : 아니요.... 다치자 마자 다른 병원가서 X-ray 찍었는데 뼈는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붓기도 안빠지고 계속 아파서 다시 와봤습니다.
나 : 아 네... 그럼 치료는 어떻게 하셨어요? 깁스는 안하셨네요?
남자 : 네.... 그쪽 선생님이 깁스를 하자고 했는데 X-ray도 정상인데 굳이 해야 할까 싶어서 안했어요. 그리고 약 며칠 먹은게 전부네요... 근데 계속 아파서 좀 자세히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나 : 네 알겠습니다. 우선 X-ray는 다시 찍구요.... X-ray 상에서 안보일정도로 미세하게 다친 경우도 있고 인대나 힘줄 등의 손상은 X-ray에서 안보이니 초음파 검사를 같이 할께요.
남자 : 안그래도 인터넷에서 초음파 검사 하시는거 보고 그 검사 받아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나 : 아 네...^^;;;
IT 강국 코리아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초음파 검사하는 병원을 찾아보고 왔다는 남자분...... 진료실에서 보니 눌렀을 때 통증과 붓기가 상당히 있고 팔꿈치를 굽혔다 펴거나 손을 엎치고 덮치는데도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걸 보니 무슨 문제가 생겨도 생긴거 같았습니다.
우선 X-ray를 찍어 보았습니다. 결과는...
우선 X-ray상에는 특별한건 보이지 않네요. 그래서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초음파로 보니 뼈(하얀선)의 연결선이 조금씩 끊겨 있는게 보입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약간 떨어져 나가있는 소견도 보이네요.
아프지 않은 좌측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확실합니다.
좌측 팔꿈치 뼈인 파란 동그라미는 매끈한 반면 통증이 있는 우측의 팔꿈치 뼈는 연결선이 끊어져 있습니다.
나 : 뼈에 약간 금이 갔네요. 근데 그 정도가 X-ray에서는 안보일 정도입니다.
남자 : 그렇죠? 어쩐지 계속 아프더라구요....
나 : 처음에 병원에 갔을 때 깁스를 좀 하시기 그러셨어요... 지금이라도 하세요.
남자 : 아 네.... 뼈가 다친게 보였으면 그때 했을텐데.... 제가 원래 눈으로 직접 보아야지만 믿는 편이거든요... 그럼 지금이라도 할께요.
나 : 네 ^^;;;;; 약도 드시고 깁스도 당분간 잘하고 계세요~
우리가 우스갯 소리로 '결론은 버킹검'이라는 말을 합니다. '결국 답은 정해져 있다'는 말이죠.
이 환자의 경우 결국 결론은 깁스하고 약먹고 물리치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면 꼭 필요한 치료이지만 환자는 그 필요성을 모르니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게 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하지만 이처럼 그 이유를 알게되면 환자도 치료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고 결국은 좀 더 빨리 낫게 되는 것이죠.
진료실에서 있다보면 발목을 삐거나 손목을 삐거나 등등.... 근육, 관절이 아플때 초음파 검사를 하자고 하면 의아해하거나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제 초음파 검사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 그리고 환자 본인의 치료에 대한 동기 부여를 위해 꼭 필요한 검사가 아닐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