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통증이야기

발바닥이 아프다고 트레이너와 함께 온 환자 이야기 (요족, 족저근막염, 당산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몸짱의사 2013. 10. 21. 12:37




오늘은 발바닥이 아프다고 찾아온 환자분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얼마전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트레이너 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트레이너 : 선생님 안녕하세요? 잘지내시죠? ^^


나 : 샘 오랫만이에요~ 저야 잘있죠~!!! 어쩐일이세요?


트레이너 : 다름이 아니라요.... 저희 센터 회원 중 발이 자꾸 아프다는 회원이 있어서요....


트레이너분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지금 일하고 계신 센터의 회원중 얼마전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자꾸 발바닥이 아프다는 분이 있는데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도 계속 아프고 왜 아픈 것인지 병의 원인과 진단에 관하여 속시원한 대답을 못듣고 있다는 겁니다. 


나 : 그래요? 음.... 족저근막염 가능성이 높긴한데 환자를 직접보고 진찰을 해야 확실히 알 수 있을거 같아요. 한번 오시겠어요?


트레이너 : 그렇죠? 시간내서 한번 갈께요!


그렇게 통화를 하고 주말이 되어 함께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서 트레이너분과 환자분이 함께 진료실에 들어오셨습니다.


나 : 안녕하세요~ 발이 아프시다구요? 뭐하고 아프세요?


환자 : 2개월 전 트레드밀에서 걷고나서 아파요.


나 : 발바닥 아픈게 처음이세요?


환자 : 네 처음이에요... 이전에는 안아팠어요.


진찰을 해보니 좌측 발 뒤꿈치 부분에 심한 압통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첫발을 땔 때 아프고 좀 걷기 시작하면 좋아진다는 것으로 보아선 족저근막염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나 : 환자분 증상이나 진찰 소견으로 보아서는 족저근막염 가능성이 높네요. 최근에 운동을 많이 하신거에요?


트레이너 : 이분이 몇개월 전부터 운동을 시작하긴 하셨는데 운동을 많이 하신건 아니거든요. 트레드밀에서 한시간 이내로 걷기 정도 하신건데...


나 : 그래요? 그럼 발이 구조적으로 취약한지 좀 봐야할거 같아요. 충격흡수가 잘 안되는 발을 가지고 있으면 남들보다 쉽게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발의 구조를 보기위해 X-ray 촬영을 하고 실제 족저근막이 부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검사를 해보니 심한 운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발이 아픈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분의 경우 양쪽 발 모두 발등이 높은 '요족'이었습니다. 우리 발은 아치(arch)를 형성하고 있고 적절한 (?) 아치가 있어야 충격흡수가 잘되는데 아치가 너무 낮거나(평발) 너무 높은경우(요족) 모두 여러가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족저근막염'입니다.



초음파 검사를 하였더니 좌측 발 뒤꿈치 부분의 족저근막이 우측에 비해 현저히 두꺼워진 소견[각주:1]을 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분은


(1) 충격흡수가 잘 안되는 발을 가지고 있고

(2) 상대적으로 적은 운동량에도 무리가 되어 족저근막염이 발생


되었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나 : 발이 안좋네요. 우선 발등이 높구요 이렇게 발등이 높으면 충격 분산이 잘 안되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환자 : 발등이 높아요? 몰랐어요....


나 : 네 발등이 높고 충격 흡수가 잘 안되니 남들보다 적은 운동량에도 탈이 나신거에요.


환자 트레이너 : 어쩐지..... 별로 운동한것도 없는데 왜 아픈가 했어요....


나 : 결과적으로 지금 아픈건 발바닥 근막인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겨서 아프신거에요. 염증 치료를 좀 하면 당장 아픈건 나아지실텐데.... 문제는....


환자 & 트레이너 : 문제는요?


나 : 이 발 구조가 갑자기 바뀌는건 아니거든요... 그 말은 앞으로 조금 무리해도 쉽게 발이 아플 수 있다는 거죠.


환자 & 트레이너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 : 우선은 쿠션이 좋은 운동화 위주로 신으시구요 염증 가라앉는 동안은 운동은 좀 피하세요... 그리고 스트레칭 좀 알려주셔서 해주시구요 ^^


집이 워낙 먼 분이라 첫날 발뒤꿈치에 주사를 놓고 충격파 치료와 물리치료, 먹는약을 드렸습니다. 며칠후 트레이너 분으로부터 '회원이 덜 아파 한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 후 한 두번 더 치료를 하고 증상이 더 많이 호전되어 근처 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주변에 발이나 발목이 아프다는 분들중에 본인도 모르게 평발이나 요족이 있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진료실에서 검사를 하고


"약간 평발(도는 요족)이 있으세요, 아셨어요?"


라고 하면 


" 네? 몰랐어요..."


라고 하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아주 심한 평발이나 요족이 아닌 경우 스스로 모르고 지내고 왜 발이 아픈지 몰라서 답답해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세상에 모든 결과엔 이유가 있다'고 대부분의 통증은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고 이를 치료해야 통증이 해결됩니다.



  1. Lt 의 노란선의 길이가 Rt에 비해 길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