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헬스하다가 팔꿈치가 아파서 온 남자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몇개월 전 아주 덩치 좋은 남자분이 진료실로 들어오셨습니다. 한눈에 딱 보아도 아주 오랫동안 운동한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나 : 안녕하세요,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남자 : 팔꿈치가 아파서 왔어요.
나 : 언제부터 아프셨어요?
남자 : 한... 1년은 된거 같아요
나 : 1년이요?? 상당히 오래되셨네요? 치료는 받으셨어요?
남자 : 아니요...
남자분 얘기는 이렇습니다. 거의 십수년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온 분으로 1년전부터 서서히 팔꿈치에 통증이 생겼다고 합니다. 왜 치료를 안받으셨냐고 물어보니 치료를 받으러 가면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할까봐 치료를 안하셨다네요. 참고 참다가 너무 많이 아파서 도저히 운동할 수 없어서 안되겠다 싶어서 치료를 받으러 오셨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진찰을 해보니 팔꿈치 내측상과에 압통이 있었습니다. 손목을 굴곡 시키고 저항을 주었더니 통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보아서는 흔히 '골퍼 엘보우(Golfer elbow)'라 불리는 내측상과염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나 : 덤벨컬 같은 운동하면 많이 아프시죠?
남자 : 네 맞아요.
나 : 지금 아픈 부위가 단순히 팔꿈치 뼈가 아니구요 손목을 굴곡 시키는 굴곡근의 시작점1에 문제가 생긴거거든요. 그러니까 손목을 굴곡 시키는 대표적인 운동인 덤벨컬과 같은 동작을 하기가 힘드실거에요.
남자 : 아... 어쩐지....
나 : 기본적으로 X-ray 는 찍구요 초음파로 팔꿈치 힘줄 부위를 함께 볼께요
검사 결과를 보니 진료실 진찰에서 예상한대로 팔꿈치 내측상과에서 시작하는 힘줄에 염증이 생겨 있었습니다.(아래사진)
그런데 문제는 단순히 염증만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염증의 결과로 내측 상과내에 석회화 침착 소견이 동반되어 있었습니다. (아래사진)
나 : 초음파에서 보이는게 팔꿈치뼈에 붙어서 시작되는 굴곡근의 힘줄인데요... 이쪽에 염증이 생겼네요. 보통은 '골퍼 엘보우'라고 많이 부르는 건데요. 골프해야만 생기는 건 아니구요 골프 많이 치는 분들한테 자주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남자 : 심각한가요?
나 : 심각하다기 보다는.... 당분간 꾸준히 치료를 받으셔야 할 거 같네요. 보시면 염증만 있는게 아니라 석회화가 생겼거든요. 보통 석회화 건염이라 부르는 거에요
남자 : 이건 치료를 어떻게 하나요?
나 : 우선 염증을 가라 앉히는 치료를 해야 하구요 염증이 가라 앉고 통증이 잦아들면 석회화를 깨트리는 충격파 치료2를 당분간 받으셔야 합니다.
남자 : 근데.... 운동은 못하나요?
나 : ^^;;;;; 네..... 당분간 웨이트 트레이닝은 쉬어야 하구요 통증이 가라앉고 나서 재활운동을 조금씩 시작하셔야 해요. 치료 시작하면서 안아프다고 갑자기 무리하시면 절대 안되요!!!
남자 : ㅜㅜ
이 남자분의 경우 그래도 제대로 치료를 해야 겠다는 의지가 있어서 약 6주간 주사 치료와 약물치료, 물리치료, 그리고 충격파 치료까지 잘 받으시고 운동도 무리하지 않고 재활운동부터 조금씩 시작하여서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었습니다. 치료 기간에도 가장 힘들어 했던게 바로 '운동을 쉬는 것'이었습니다. 한두번 치료로 통증이 많이 감소하고나니 몸이 근지러운지 계속 운동은 언제할 수 있는지를 물어 오셨습니다.
그래도 약 1개월~1개월 반은 치료와 재활에 주력해야 하니 기존에 웨이트 트레이닝은 쉬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 하는게 치료를 하는 사람이나 치료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저도 운동을 좋아하고 부상을 겪으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던 입장에서 운동을 안하면 불안한 그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미래를 위해 잠시 참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운동과 관련된 '과사용 증후군'의 치료에도
'절제의 미덕'
이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