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측만증'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진료실에 있다보면
'자세가 좋지 않은거 같아요'
'허리가 휜거 같아요'
'어깨 높이가 달라요'
'치마가 돌아가요'
등등..... 자세와 관련해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x-ray 를 촬영해보면 실제로 척추가 휘어있거나 골반이 틀어져있는 경우를 종종 보곤합니다. 도대체 척추와 골반은 왜 휘거나 틀어지는 걸까요?
자세가 좋지 않은거 같다고 찾아온 아이 이야기
얼마전 진료실로 아이의 자세가 좋지 않은거 같다면 찾아온 가족이 있었습니다. 중학생 친구인데 엄마 손에 이끌려 진료실에 들어왔습니다.
나 : 어디가 불편해서 왔나요?
엄마 : 아이가 자세가 안좋은거 같아요. 걸음 걸이도 이상하구요
나 : 어디 아픈데는 없어요?
엄마 : 가끔 허리랑 목이 불편하다고는 했어요. 심하진 않구요.
이 학생은 어디가 특별히 아프다기보다는 자세와 걸음걸이가 이상하다고 찾아온 경우였습니다. 우선 엑스레이를 통해 자세가 얼마나 안좋은지, 정렬이 얼마나 나쁜지를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검사 결과 상 여기저기 문제가 있더군요....
우선 한눈에 보기에도 척추가 휜, '척추 측만증'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학생은 왜 허리가 휜걸까요? 이 학생의 경우 문제의 시작점은 바로 '발'이었습니다.
위의 발 사진을 보면 기본적으로 요족1이 있었고 오른쪽 발(위의 사진)이 왼쪽보다 발의 횡아치(transverse arch)가 더 높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짝짝이 발에서 생긴 문제가 결국 종아리-허벅지-골반-허리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종아리를 보면 우측 내측 복사뼈가 좌측에 비해 높은걸 볼 수 있습니다(노란색 선). 또한 발목과 종아리뼈가 이루는 각이 좌우가 차이가 남을 알 수 있습니다. (파란색 선)
발에서 시작한 불균형은 결국 무릎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측 무릎뼈의 높이가 좌측에 비해 약간 높아져 있었고 우측의 종아리뼈가 외측으로 벌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무릎 사이가 먼 'O다리'2가 되어있습니다. 이학적 검사상에서 우측 골반이 외회전3되면서 전방경사4 되고 있었습니다. 말이 어렵죠?
쉽게 말해 발에서 생긴 불균형이 다리-골반-허리에까지 영향을 미쳐 O다리, 척추 측만증이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는 학생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치료 방향은 집에서 스스로 하는 운동치료와 함께 발의 불균형을 잡아줄 깔창 및 다리 교정기, 그리고 도수치료도 필요하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나 : 실제로 척추 측만증이 꽤 있네요... 골반도 많이 틀어져 있구요...
엄마 : 아 그래요? 뭐가 문제인가요?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건가요?
나 : 원래 척추 측만증의 원인은 워낙 다양한데 학생의 경우는 발에서 부터 시작된 문제가 보이네요.
엄마 : 발이요?
나 : 네 사진을 보면 발이 짝짝이고 그게 종아리-허벅지-골반 그리고 허리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엄마 : 정말 그렇네요.... 그럼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나 : 제대로 치료를 하려면 발의 불균형부터 잡아주고 집에서 스스로 할 운동도 있고 병원에서 도수 치료 같은것도 받는게 좋습니다.
척추 측만증은 왜 생길까?
자 척추 측만증, 즉 허리가 휘는 것은 왜 생길까요? 위의 학생처럼 발에서 생긴 불균형이 허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발-다리-골반쪽에는 큰 문제가 없으면서 측만증만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 '특발성 척추 측만증'이라고 말하죠. 원인을 모른다는 뜻입니다.5 이런 경우는 척추 측만증의 정도에 따라 당분간 지켜보거나, 수술 또는 교정기 착용을 고려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위의 학생처럼 발에서 생긴 문제가 골반과 허리에 영향을 주면서 허리가 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죠.
저는 진료실에서 이런말을 자주 합니다.
'우리 허리와 골반이 동동 떠다니는 것은 아니잖아요? 발의 문제가 허리나 골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아픈곳만 보지말고 그와 관련된 다른 곳을 함께 보아야 문제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