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백-저지방식이 혈압조절에 더 유리
식이조절할 때 중요한 건 칼로리일까요? 아니면 칼로리를 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일까요? 아직까지 전통적으로 지지하는 이론은 총섭취칼로리가 중요하다는 거지만 그렇지 않다는 이견도 만만찮습니다.
잘알려진 앳킨스다이어트(일명 황제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총섭취에너지의 20% 미만으로 철저하게 제한합니다. 그런가 하면 지방섭취를 총섭취의 20% 미만으로 제한하는 '저지방 다이어트'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칼로리 계산보다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가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음식의 양' 보다는 '음식의 질'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얘기죠.
2006년 출간한 <신인류 다이어트>(김영사)에서는 이른바 'PRO 다이어트'라는 고단백 다이어트를 제창했습니다.
PRO다이어트의 1,2단계는 지금 저희 병원에서 시행하는 8주 다이어트 프로그램 <8방미인>입니다. 3단계는 탄수화물: 단백질:지방 비율을 50%, 30%, 25%로, 건강체중 유지기인 4단계는 50%, 25%, 25%를 유지하도록 권고했습니다.
물론 이 비율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책을 쓰려고 하니 무언가 구체적인 숫자가 필요했던 것이죠. 그냥 매 끼니마다 평소보다 '양질의 단백질 음식'을 잘 챙겨 먹으려는 노력만 더 하면 됩니다.
그런데 어제 '고단백-저지방 다이어트'의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스 하로코피오대학 연구팀들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비만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총섭취에너지를 동일하게 맞춘 뒤, 한 그룹은 고단백-저지방 식이(단백질 30%, 지방 20%, 탄수화물 50%), 다른 그룹은 저단백-고지방 식이(단백질 15%, 지방 35%, 탄수화물 50%)를 4주간 시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체중과 체지방은 비슷하게 빠졌지만 고단백-저지방 식이군에서 중성지방과 혈압이 훨씬 더 개선되는 소견을 보였습니다.
고단백-저지방 식이군에게는 과일, 채소, 두부, 콩, 저지방우유, 정제하지 않은 통곡류를 섭취하게 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임상영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단순히 체중감량 만이 목표가 아니라 비만으로 인한 각종 대사이상을 개선하여 보다 건강해지는 것이 목표라면 무조건 칼로리 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포화지방 함량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계란흰자, 생선, 콩, 두부, 무지방우유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단백강화 다이어트'가 체중감량과 건강을 다 얻을 수 있는 방법임이 다시한번 입증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