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05년 조선일보에 ‘신인류 다이어트’ 칼럼을 연재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탄수화물 총섭취량이 신체활동량에 비해 과하다는 지적을 했었다. 농사짓고 먼 길 걸어다녔던 옛 어른들의 신체활동량이라면 매 끼니 밥 한공기 씩 먹는 것이 맞지만 자동차로 이동하고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어 옛날 어른들 신체활동량의 반의 반도 안되는 우리 신인류들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1
<박용우 선생님의 저서, 신인류 다이어트 From - itempage3.auction.co.kr>
물론 설탕, 액상과당 같은 단순당의 섭취를 우선 줄여야 하고 흰밀가루 같은 정제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전력을 다해 뛰어야 하는 일이 없어졌고 힘든 육체노동이나 근력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밥량도 지금보다 줄이는 것이 맞다.
당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65:15:20) 으로 맞추는 것이 황금비율이라고 주장했던 영양학자들은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식 섭취가 가장 이상적인 황금비율에 맞는데 그게 무슨 황당한 주장이냐고 공격하기도 했고 농촌진흥청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쌀소비량이 줄어서 걱정인데 밥을 지금보다 덜 먹으라고 하면 어떡하냐고 우려의 메시지를 전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탄수화물 섭취량을 총섭취에너지에 50~60%로 맞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영양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나쁜” 탄수화물(단순당, 정제탄수화물)을 피하고 “좋은” 탄수화물(혈당을 급격하게 높이지 않는 통곡류, 콩류 등)을 먹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좋은 탄수화물이라도 무조건 많이 먹는 건 문제가 있다. 탄수화물은 지방과 달리 우리 몸 안에 한없이 비축되지 않는다. 들어오는 대로 바로바로 쓰이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많이 하거나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사람이 통밀빵에 고구마 같은 “좋은” 탄수화물만 골라 섭취한다고 해서 비만을 피할 수 있을까?
뇌는 포도당만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우리 몸은 뇌가 포도당을 이용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간에 포도당을 줄줄이 사탕처럼 엮은 글리코겐 형태로 비축하고 있다가 조금씩 내보내 혈당을 유지한다. 2
뇌가 하루에 사용하는 포도당의 양은 약 120g으로, 이 중 3분의 1 정도는 재활용해서 쓰고 나머지 80g 정도는 음식을 통해 얻는다. 따라서 적어도 하루 100g 정도의 탄수화물은 섭취해야 한다. 밥 1공기에 탄수화물 함량이 약 70g이니까 밥 1공기 반이면 필요한 탄수화물을 다 얻을 수 있다. 군것질로 단순당 섭취를 피하더라도 밥의 양을 줄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뇨병이나 신장질환을 가진 환자가 아니라면 빠른 체중감량을 위해 탄수화물을 하루 50g 수준으로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2~4주 정도 시행해도 건강상 아무런 무리가 없다. 만약 신체활동량이 많다면 신체활동량과 비례해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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