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21세기를 살고있는 우리 현대인들 식탁에는 정제가공한 탄수화물이 넘쳐나는데 1만년전 구석기 원시인류의 유전자와 동일한 우리의 유전자는 정제가공한 탄수화물을 효율적으로 잘 처리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현대인들의 건강이 대사증후군, 당뇨병, 심장병, 각종 암, 치매, 노화 촉진 등으로 위협을 받는 데에는 정제 탄수화물을 체내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탄수화물이 과다하게 들어오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을 피곤하게 만든다. 1
특히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단순당이나 정제탄수화물은 인슐린을 과로에 시달리게 한다. 계속되는 과로에 작동능력이 떨어지면(이를 ‘인슐린저항성’이라고 한다)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서 복부비만과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지고 이는 당뇨병과 심장병으로 연결된다. 2
그 뿐 아니다.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 것이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고 해서 콜레스테롤이 많은 동물성 지방섭취를 줄이라고 했지만 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핏속 지방성분인 중성지방 수치가 올라가고 동맥경화 예방효과가 있는 좋은(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단순당과 정제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인슐린만 피로해지는 것이 아니다. 체중조절에 중요한 또다른 호르몬 렙틴도 영향을 받는다. 인슐린이 피로해지면서 인슐린저항성이 오게 되면 렙틴 역시 인슐린 신호에 둔감해지면서 렙틴저항성 3이 생긴다는 것이다. 4
렙틴 신호가 둔해지면 어떻게 될까? “렙틴이 충분해”라는 메시지를 뇌가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니 식욕이 억제되지 않고 신진대사도 항진되지 않으면서 체중의 세트포인트는 서서히 올라가게 된다. 렙틴저항성은 다시 인슐린저항성을 악화시키게 되면서 체중증가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5
렙틴은 구석기시대 원시인류에게는 아주 유용한 호르몬이었다. 겨울철이나 먹을 것이 부족한 시기가 오면 렙틴은 뇌에게 “렙틴이 부족해”라는 메시지를 보내 에너지소비를 극도로 아끼면서 눈에 보이는 어떤 것이라도 먹을 수 있는 허기신호를 강하게 내보냈다.
하지만 아직도 구석기 원시인류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렙틴이 충분하다 못해 넘쳐나는 ‘비만 유발 환경’에 살고있는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익숙하지 않다. 렙틴저항성이 쉽게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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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도당을 섭취하면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인슐린이 분비되어야 내가 섭취한 포도당이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지방과 단백질 합성에도 인슐린 분비가 필수적이다. [본문으로]
- 혈액속의 포도당의 농도 [본문으로]
- 체내 지방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체내 지방량이 줄어들면 렙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이는 뇌를 자극하여 에너지를 아끼고 식욕을 강하게 내보내서 에너지 섭취를 자극한다. 반대로 렙틴이 늘어나면 뇌를 자극하여 포만감을 발생시킨다. [본문으로]
- 포만감을 자극하는 렙틴의 효율성이 떨어진 상황. 즉 포만감을 느끼게 하기 위하여 이전보다 더많은 렙틴이 필요해지는 상황을 말함. 비만은 렙틴 저항성을 유발한다. [본문으로]
- 내몸이 정상 체중이라고 받아들이는 기준점. 단기간 먹는것을 줄여 살을 빼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몸이 뚱뚱했던 상태의 몸무게를 정상체중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