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통증이야기

스쿼트하면 무릎과 엉덩이가 아프다고 찾아온 트레이너 이야기 (스쿼트 무릎통증, 당산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몸짱의사 2013. 8. 8. 17:19




피트니스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얼마전 저를 찾아온 트레이너분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한 트레이너분이 얼마전 병원에 찾아 오셨습니다. 사실 워낙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한분인데 이번에 병원에 찾아 온 건 최근들어 여기저기 아픈곳이 생겼다는 겁니다.


트레이너 : 샘 안녕하세요.... ^^ 제가 요즘들어 무릎, 엉덩이가 많이 아파요... 아 팔꿈치도 아프구요


나 : 요즘 중량 좀 치셨나봐요? ㅋㅋㅋ


트레이너 : 얼마전에 욕심을내서 무리했는데 그게 좀 탈이나지 않았나 싶어요... ㅜㅜ


이 분은 현재 트레이너 교육기관에서 강의도 하시는 분인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아마 최근에 좀 무리하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검사를 했습니다.


진료실 진찰 소견에서는 무릎관절 주변에 압통(Direct tenderness)는 없고 쪼그리고 앉거나 양반다리를 하면 통증이 심해진다는 걸로 미루어 보아서는 관절내의 문제로 보였습니다. 엉덩이 부분은 왼쪽 중둔근에 압통이 있더군요.


나 : 아픈지 얼마나 되셨어요?


트레이너 : 사실 이전에도 아주 미약하게 아픈적이 있었는데 얼마전 스쿼트 무게를 120kg를 넘기고서 통증이 좀 더 생기더라구요....


나 : 120kg요? 헐...... ^^;;;;


아무튼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했습니다. 


나 : 샘, 혹시 다리가 짝짝이인거 알고 계세요?


트레이너 : 아네.... 제가 어려서 오른쪽 다리를 다쳐서 수술을 했거든요 그리고나서 다리 길이가 달라요


우른쪽 다리의 내측복사뼈가 좌측에 비해 낮다 (빨간선)

발목관절을 이루는 우측 거골이 좌측에 비해 낮고 특히나 내측이 낮아져있다 (노란선)



우측 무릎이 좌측 무릎에 해 낮다.


우측 골반이 좌측 골반에 비해 낮다.


이 분은 실제로 좌우측의 다리 길이 차이를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고 스쿼트 시 우측발이 내측으로 무너지면서 우측 무릎이 외반[각주:1]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측발에만 안쪽으로 깔창을 대고 스쿼트를 하면 좀 덜 아프고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오른쪽 다리 수술을 받은 이후 발목 관절 뼈(거골)의 정렬이 무너졌고 그 영향이 무릎에 영향을 미쳐 스쿼트시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이 되어졌습니다.


좌측 엉덩이가 아픈것도 발에서부터 시작된 '정렬'의 문제가 원인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습니다. 진찰상 좌측 중둔근쪽에 통증유발점이 생겨 있었습니다. 아마 이것도 발에서 시작된 좌우의 다리 길이차이가 골반의 높이 차이를 만들고 그에따라 좌우 골반 근육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근육의 문제를 일으킨것으로 생각되어졌습니다.


초음파 검사상 무릎은 관절액이 많이 증가하지는 않아서 우선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를 하기로 하였고 좌측 중둔근의 통증 유발점에는 주사치료를 하고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마 앞으로 고중량으로 스쿼트를 하기 위해서는 양쪽 발의 정렬을 맞추는 '맞춤 깔창'이 필요할거 같다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보통 허리가 아프다, 무릎이 아프다고 하면 아픈 그 부위에서만 원인을 찾으려 하거나 그 부위만을 치료하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걸로도 충분히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고 치료 효과를 얻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이 트레이너분의 경우처럼 통증의 근본적인 이유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효과적으로 통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손 끌 만을 바라보지 말고 손 끝이 가리키는 달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