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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원장/어설픈 생리학 이야기

다이어트,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야 할까? 충분히 먹어야 할까? (2/2)

몸짱의사 2012. 10. 4. 09:52




피트니스월드의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탄수화물과 지방의 하드코어 시리즈 제 2탄 입니다.1탄 보다 더 하드코어한 2탄을 시작하기에 앞서 1탄의 내용을 잠시 정리하자면...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이미 상식과 같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간혹 이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 사람들은 생리학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여 탄수화물을 충분히(?) 먹어야 체지방이 잘 줄어든다고 얘기 합니다. 바로


-지방은 탄수화물 불꽃에서 탄다-


라는 말이죠. 이 말은 탄수화물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에서는 지방이 분해되어 에너지로 전환되는 중간 과정에서 생산된 Acetyl CoA 가 원활하게 크랩 싸이클 -> 전자 전달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태클이 걸린다는 뜻입니다."



라는게 1탄의 정리였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다이어트, 탄수화물 적게 먹어야 할까? 충분히 먹어야 할까? 제 2탄을 통해 결론을 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탄수화물과 지방은 경쟁구조


심장이 뛰든, 체온을 조절하던, 운동을 하던.... 우리 몸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에너지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분해되면서 생산됩니다. 반면 단백질은 에너지원으로써의 역할은 떨어지죠. 나무로 비유를 하자면 탄수화물과 지방은 '땔감' 으로 쓰이는 나무이고 단백질은 '기둥' 으로 쓰이는 나무인 것이죠. 어쨋든 이처럼 우리몸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땔감 역할을 하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우리 몸에서 '경쟁 구도' 를 가집니다.


축구로 치면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와 같다고 해야 할까요? 피겨로 예를 들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와 같다고 해야 할까요? 탄수화물과 지방, 이 두 영양소는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둘 중 하나가 우세하게 되는 경쟁 구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어떤 상황에서는 탄수화물이 더 우세하게 사용되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지방이 더 우세하게 사용된다는 말입니다.[각주:1] 그럼 탄수화물과 지방의 경쟁 구도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 첫 번째는 활동 또는 운동의 '강도' 입니다. 얼마나 강하게 활동 또는 운동하느냐에 따라서 탄수화물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것인지 지방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것인지가 결정 납니다. 강도가 높은 활동이나 운동일수록 '탄수화물' 을 선호하며 강도가 낮은 활동 또는 운동일수록 '지방' 을 에너지원으로 선호하게 되는것이 우리의 몸 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자세히 다루도록 하지요...


자 탄수화물과 지방의 경쟁 구도를 결정 짓는 요소! 그 두번째는 바로바로 탄수화물 섭취량입니다. 내가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탄수화물이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지방이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여분의 탄수화물이 이용 가능할 때에는 탄수화물을 지방에 우선하여 사용한다.과량의 탄수화물 식이는 지방 사용을 감소시킬뿐만 아니라 지방 축적량을 증가 시킨다. 이것을 탄수화물의 지방 절약효과 라고 말한다"


"탄수화물이 없을 때 에너지 생산을 위한 지방의 이용이 가속되고 탄수화물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 탄수화물의 지방 절약 효과는 사라진다"


위의 두 구절은 운동 생리학 책에 실린 구절로 탄수화물을 얼마나 섭취하느냐에 따라 탄수화물과 지방의 사용이 경쟁 구도가 되는 것을 잘 표현해주는 말 입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분해되지 않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야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분해되어 사용되는 것이 원활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 아니면 잇몸? 케톤체


자 다시 1편으로 잠시 돌아가겠습니다. 1편에서 두명의 주인공이 나왔는데요 한 명은 지방이 분해되어 에너지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나온 'Acetyl CoA' 였고 다른 한명은 Acetyl CoA 가 크랩싸이클에 참여하면서 처음 만나는 'oxaloacetate' 였습니다. '지방은 탄수화물 불꽃 위에서 탄다' 는 말은 탄수화물 섭취를 과도하게 줄이면 혈당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oxaloacetate가 탄수화물로 전환되어 없어져 버리니[각주:2] 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된 Acetyl CoA 가 오도가도 못하고 갈길을 잃어 버린다는 거였죠.


그럼 갈 길을 잃은 Acetyl CoA 는 어떻게 될까요? 한이 맺혀 저승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영혼처럼 정말 옴짝달짝 못하게 될까요? 이에 대한 대답이 바로 '케톤체'입니다. oxaloacetate가 없다고 Acetyl-CoA 가 정말 옴짤달짝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탈출구를 찾게 되는데 바로 케톤체로 전환되는 것이죠. 이렇게 케톤체를 만드는 것은 우리 몸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인데요 그것은 바로 케톤체가 뇌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http://www.hanall.co.kr/medicine/NewsView.asp?n_num=5077


앞서도 말했지만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데 특히나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입니다. 우리의 뇌는 에너지원으로써 탄수화물[각주:3] 만을 고집합니다. 그런데 탄수화물 섭취량을 오랜동안 극도로 제한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다른 재료를 가지고 탄수화물로 전환시켜 부족한 부분을 메꾼다고 하여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한계를 만나면 고집을 부리고부리고부리던 뇌도....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없이 양보를 하게 되는데요.... 그게 바로 케톤체입니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의 중간 단계에서 생긴 Acetyl CoA 가 케톤체로 전환되고 이것이 뇌의 에너지원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죠.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는 앳킨슨 다이어트, 즉 황제 다이어트를 장기간 하거나 조난을 당해 일정기간 탄수화물를 섭취하지 못한 사람들에게서는 독특한 냄새가 납니다. 보통 '아세톤'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케톤체'가 몸에서 과도하게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갈 길을 잃고 떠돌던 Acetyl-CoA 가 돌파구로 선택하는 것이 바로 '케톤체'로의 전환이고 케톤체는 다음 3가지 물질을 일컷는데 'acetoacetate, 3-hydroxybutyrate, acetone(아세톤)' 이며 이때문에 주변에만 가도 아세톤 냄새를 풀풀 풍기게 되는 것입니다. 


남아도는 Acetyl CoA로 부터 생성되는 케톤체는 지방의 불완전 연소와도 같습니다. 원래는 탄수화물이 적정량 공급되어 지방이 분해되는 중간 과정에 생성된 acetyl CoA 가 oxaloacetate를 원활히 만나면서 '지방 -> Acetyl CoA 로 전환  -> 크랩싸이클 참여 ->  전자 전달계' 라는 정상적인 단계를 거치면서 원활하게 연소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탄수화물의 과도한 제한은 중간 과정에서 태클이 걸려 Acetyl CoA를 케톤체로 전환시키고 이것이 탄수화물을 대신하여 뇌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만 지방이 원활히 완전 산화 되는 것에 비해 케톤체는 에너지 효율도 떨어지고 몸을 산성화 시키는 요인이 되며  산성화가 급격하게 이루어 지거나 정도가 심해지는 경우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생리학 책에 쓰인 '지방은 탄수화물의 불꼿 위에서 탄다' 는 말은 바로 이러한 전체적인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정답은 뻔하다!!!


자 다시 처음부터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과 지방은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써 역할을 하지만 이 둘은 경쟁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둘 중 한 놈이 더 우세해지는 관계라는 것이죠. 그럼 경쟁 구도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이 있느냐?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한가지는 '활동 또는 운동의 강도' 그리고 나머지 한가지는 '탄수화물의 섭취량' 입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경쟁 구도에서 탄수화물이 지방을 압도하여 탄수화물을 주된 에너지로 사용하고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경쟁 구도에서 지방이 탄수화물을 압도하여 지방이 주된 에너지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긋지긋한 내 몸속의 지방 덩어리를 효과적으로 덜어내려면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맞는 이야기이죠. 일반인이 탄수화물을 배터지게 먹고서는, 매 끼니 밥을 3공기씩 먹고 간식으로 라면에 빵에 떡을 먹으면서 몸 속 지방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극도로 줄인다면? 예를 들어 황제 다이어트를 시작하여 탄수화물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면? 탄수화물은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우리 몸은 어떻게든 몸 속 탄수화물양[각주:4]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의 일환으로 다른 여러 가지 재료를 가져다 탄수화물로 전환 시키고 이때문에 지방이 원활하게 완전 산화되는 과정에 태클이 걸리면서 생성된 케톤체는 아세톤 냄새를 풀풀 풍기게 하고 에너지 효율도 떨어뜨릴 뿐더러 몸을 산성화 시켜 심한 경우 생명이 위태로와질 수 도 있다는 겁니다.


자 어떻게 들리시나요? 다이어트,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야 할까? 충분히 먹어야 할까? 의 정답은 뻔하지 않습니까? 다이어트를 위해 탄수화물은 섭취를 줄여 '조절'하는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입에도 안대는 과도한 '제한'은 문제가 있다!!! 는 모두들 다 알고 있는 평범한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좋은 탄수화물로 줄여서 적당히 먹고 그 힘을 가지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바로 다이어트의 정답이라는 당연한 소식을 전하며 '다이어트, 탄수화물 적게 먹어야 할까? 충분히 먹어야 할까?' 시리즈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1.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세하다는 것입니다. 탄수화물만! 지방만! 사용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본문으로]
  2. gluconeogenesis [본문으로]
  3. 엄밀히 말하면 포도당 [본문으로]
  4. 엄밀히 말하면 혈액속의 포도당의 농도, 즉 혈당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