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쌓여있는 지긋지긋한 살들, 지방덩어리들을 빼기위해서 아침부터 열심히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침을 먹기 전에 유산소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공복에 운동을 하면 지방소모율이 올라간다는 이론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운동에 편한 저녁시간을 마다하고 일부러 아침시간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지방을 쏙쏙 골라서 태워준다는 아침공복 운동,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공복운동의 효용성을 알아보기 위해선 우선 우리는 운동 중에 탄수화물과 지방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왜냐면 공복운동은 '지방만' 사용되는 것처럼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할 때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것은 탄수화물과 지방입니다. 이 둘은 함께 사용되지만, 탄수화물은 저장량이 얼마 되지 않지만 빠른 시간 내에 에너지로 전환되므로 급하게 힘을 사용하는 경우에 적합합니다. 지방은 저장량이 많지만 에너지 전환이 느리기 때문에 운동시간이 길어져야 비로소 사용량이 증가합니다.
이를 단순하게 도식화 하면 우리 몸은 운동시간이 짧으면 탄수화물 위주로, 운동시간이 길어지면 지방 위주로 사용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지방이나 탄수화물만 골라서 사용되는 운동은 없습니다. 동시에 사용되지만 비율에 차이가 있으며, 그 비율에 따라서 구분을 할 뿐입니다.
지방과 탄수화물 중 어느 것을 더 많이 사용하는지를 따질 때는 운동시간도 상관이 있지만, 당장 몸에 사용할 탄수화물이 얼마나 있는가도 중요합니다. 탄수화물이 부족한 경우 당연히 지방의 사용률이 올라갑니다. 하루 세 번 식사를 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놓고 생각하면, 체내에 탄수화물이 가장 부족한 시간은 아침식사 바로 전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는 시간 동안은 아무 것도 먹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즉 아침 공복기에 운동을 하면 지방을 많이 소모할 수 있습니다. 소모할 탄수화물이 부족해서 지방을 동원해서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탄수화물이 몸에 충분히 있을 때는 에너지로 탄수화물이 먼저 사용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경우, 아침식사를 하는 경우는 식사 후 췌장에서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인슐린은 탄수화물의 저장을 촉진하고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이는 체내 혈당관리의 핵심입니다. 인슐린 분비가 어떤 이유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당뇨병입니다.
이를 정리하자면 ▲ 체내 탄수화물이 충분하면 운동 중 지방사용량이 낮다 ▲ 탄수화물 섭취(식사)에 의해 인슐린이 분비되면 지방사용이 억제된다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을 피해서 지방을 잘 태워보자는 것이 아침 공복 시간대 유산소 운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맞는 이야기기도 하고,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피트니스 센터에서 많은 트레이너들이 이 방법을 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운동-식사'를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특정한 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에는 운동이 먼저일 수 있지만, 24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어떤 것이 먼저냐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밥 먹기 전 공복상태로 운동을 하면 지방은 많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이후 식사를 통해서 탄수화물을 보충하면 그 다음 식사시간까지는 지방의 사용량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밥을 먼저 먹은 후 운동을 하면 운동 중에는 탄수화물 소모비율이 더 높겠지만 체내 저장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운동 후 다음 식사 시간 때까지 지방의 사용량이 늘어납니다.
결국은 '업어치나 메어치나', '넘어지나 자빠지나' 정도의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특정시간대를 기준으로 잡으면 공복시간 운동이 지방소모에 더 효과적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하루는 24시간입니다. 어쨌든 밥을 먹을 것이고, 학교/직장에 갈 것이며, 돌아와서 잠을 잡니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언제 하느냐가 아니라 운동을 하는 그 자체입니다. 아침형인간이 대접받는 시대라고 하지만 모두가 다 아침형은 될 수는 없듯이, 저녁에 운동이 더 잘되는 사람이 있고 사정상 아침운동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습니다. 아침 공복운동은 졸음과 배고픔을 참아가며 억지로 할 정도로 효과가 대단한 마법의 운동방법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