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월드의 유부빌더입니다. 요즘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에 월드컵 열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이 월드컵 원정 역사상 첫 16강 진출 여부의 분수령이 될 아르헨티나전이 있는 날 입니다. 월드컵과 축구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시면 아시겠지만 아르헨티나에는 '메신'이 버티고 있고 그 외에도 초절정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합니다. 가히 월드컵 우승 전력이라고 할 수 있을 멤버들이죠. 1
우리나라도 월드컵 출전 역사상 자타공인 최고의 멤버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맨유의 박지성, 본턴의 이청용, 셀틱의 기성용, 그리고 한달 월급 9만원의 김정우까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최근 로봇설까지 대두되고 있는 우측 풀백 차두리 2 대신 오범석이 투입될 것이라는 예상되고 이런 전술적 변화를 통해 최소한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죠. 만약 오늘의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보인다면 16강 진출은 좀 더 현실에 가까워 질 것입니다. 3
어쨋든 지구 반바퀴를 건넌 이곳에까지 월드컵 광풍이 불고 있는 이 시점에 실제 개최국인 남아공에는 모르긴 몰라도 이보다 못하지 않은 월드컵 열풍이 불고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이렇게 월드컵과 같이 큰 스포츠 이벤트, 예를들어 하계 올림픽, 동계 올림픽등을 유치하면 개최국에는 상당한 경제적 이득이 생길것이라 기대하죠. 그래서 어떻게든 커다란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기 위해 애를쓰고 그 결과에 울고 웃습니다.
자 그렇다면 월드컵과 같은 초대박 스포츠 이벤트의 개최국은 실제적으로 어떤 이득을 볼까요?
스포츠 이벤트와 건강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 개최가 자국민의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여러가지 연구들이 있었지만 월드컵과 건강의 관계를 본 가장 대표적인 연구가 하나 있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독일 국가대표팀의 경기와 독일 국민의 심장질환 발생률의 관계를 본 연구였죠. 4 5
이 연구를 보면 아주 재미있는 결과를 보입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팀 경기날과 자국민의 심장질환 발생률의 상관 관계>
다른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6년 독일 국가대표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독일 자국민들의 심장질환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특히나 경기가 긴박하면 긴박할수록 심장질환 발생률은 더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는데요, 승부차기까지 갔던 독일 대표팀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에서는 독일 국민의 심장질환 발생률이 최고치에 도달하였습니다.
반면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후 벌어진 경기나 결승진출이 좌절된 후 벌어진 3-4위 전에서는 심장질환 발생률이 별 차이가 없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얼마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인지에 따라 심장질환 발생률에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죠.
심장 질환이라는 측면에서만 봤을때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는 자국민의 건강에 득보다는 실이 더 크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스포츠 이벤트와 경제적 이득
자 그럼 건강은 그렇다 치고 경제적 이득은 어떨까요? 사실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려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개최국에서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 국가들은 경제적 이득을 봤을까요?
그동안의 데이터를 종합해서 정리해놓은 박사님들의 결과에 따르면 경제적 이득이라는 부분도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그나마 경제적 이득을 보여주었다는 스포츠 이벤트들도 그 결과가 모두 추정치일 뿐이었고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단기간만을 고려한 것들이었습니다. 6
따라서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국에 커다란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긴 힘들 것이라는 것이 연구를 진행한 박사님들은 의견이었습니다.
자 그동안의 몇몇 연구를 봤을 때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국에 눈에 보이는 큰 이득을 가져다 주진 않는다는 것이 객관적인 데이터이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 만이 전부는 아니죠.
2002 한-일 월드컵을 개최함으로 우리나라가 얻은 것은 박지성, 이영표와 같은 그당시 가능성있는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일구워 냈고 이것이 결국 빅리그 진출을 이루게 했으면 그들을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로 만들게 한 밑바탕이 아닐까 합니다.
그결과 이청용, 기성용과 같은 후배들의 해외 진출이 쉬워졌고 그러므로 인해 지금과 같은 역사상 최강의정예 멤버가 탄생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2002년 이전의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의 목표는 1승이었던 것이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는 1승 정도는 당연히(?)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이러한 인식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었으니까요...
2002 한-일 월드컵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국민들의 건강에 큰 이득은 가져다주지 못했을지 몰라도 축구 발전에는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광복이래 스포츠 관련 가장 큰 기쁨을 안겨준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즉 월드컵이 개최국에게 유형적인 큰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객관적인 데이터는 없을지 몰라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무엇인가를 안겨주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자 그럼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기원하며, 전 오늘 다이어트고 뭐고 운동이고 뭐고 다 잊고 대한민국을 외쳐 보렵니다!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
PS : 의료인으로써 오늘과 같은 초대박 축구 경기날에 기존에 심장질환이 있는 분들의 병이 악화되는 일은 없도록 그런 분들은 가능한 감정을 조절하면서 축구를 시청하시길 바래봅니다. 물론 이게 맘대로 되는건 아니지만요...^^;;;;
- 메시는 축구의 신, 그래서 메신 ^^ [본문으로]
- 김정우는 현재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한 달 월급이 9만원 정도 된다고 하네요 ^^ [본문으로]
- 저는 개인적으로 차두리 로봇설을 사실이라 100% 확신하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 STEMI, non-STEMI, unstable angina, symptomatic cardiac arrhythmia, CPR 또는 defibrilation을 시행하는 cardiac arrest [본문으로]
- 2.Cardiovascular Events during World Cup Soccer, N Engl J Med 2008;358:475-83 [본문으로]
- The health and socioeconomic impacts of major multi-sport events: systematic review (1978-2008) : BMJ 2010;340:c236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