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운동이야기

뚱뚱한 사람이 운동해도 살 안빠지는 이유

몸짱의사 2010. 4. 30. 08:26

피트니스월드 유부빌더입니다. 오늘은 뚱뚱한 사람들이 운동을 해도 살을 못 빼는 이유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살 빼는 방법 하면 당장 떠오르는 것이 바로 운동과 식이요법입니다. 다이어트의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죠.

항상 말하지만 운동과 식이요법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그래도 식이요법이 1번, 그리고 그다음이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겁니다. 뭐 식이요법에 이은 2인자 이긴 하지만 다이어트시에 운동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아픈 잔소리일 거 같습니다. 

혹자는

'살 빼려면 열심히 뛰면 되는거 아냐? 왜 살을 못 빼?'


라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은 5%도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살을 빼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 중 특히나 과하게 뚱뚱한 사람들의 경우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 살빼는 것은 거의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각주:1]
 
그런데 이상합니다. 도대체 정상체중인 사람과 뚱뚱한 사람은 뭐가 다르길래 뚱뚱한 사람이 살을 빼기 어려운 것일까요? 그냥 나가서 열심히 뛰면 쪽쪽 빠질거 같은데 왜 그것하나(?) 못하는 걸까요? 단지 의지가 부족하고 게으르기 때문일까요?

오늘은 뚱뚱한 사람들이 운동해도 살을 빼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뚱뚱한 사람, 운동해도 별 효과 없다?


얼마전 3만여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13년 정도를 지켜본 연구결과가 하나 발표되었습니다.[각주:2] 이 연구에서 아주 흥미로운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정상 체중인 여성은 하루에 60분 이상 '약간 힘들다..'이상의 강도로 운동했을 때 체중조절에 효과를 본 반면 뚱뚱한 여성은 그렇지 않았습니다.[각주:3] 즉 똑같이 운동해도 뚱뚱한 여성에서는 운동효과가 떨어진다 것이죠.
 

뚱뚱한 사람, 운동의 재미를 못 느낀다?


뚱뚱한 사람이 운동할 때 불리한 것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뚱뚱한 사람의 경우 운동을 하면 정상체중인 사람과 달리 운동의 재미를 잘 못낀다는 것입니다.


체중 조절을 위한 가장 훌륭한 운동의 조건은 '종류'보다는 '꾸준함'입니다. 이왕이면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함께 해주는게 좋겠지만 그보다도 뭐든 '꾸준히 해주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운동의 재미죠. 무거운걸 으쌰으쌰 들던, 공원을 뛰던 운동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만 꾸준히 할 수 있고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운동을 통해 느끼는 재미도 정상체중인 사람과 뚱뚱한 사람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뚱뚱한 사람은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해도 그 재미를 잘 못느낀다는 것이죠.[각주:4]

즉 뚱뚱해져 버린 사람은 운동을 해도 재미도 잘 못느끼고 그 효과도 만족스럽지 못하니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하여 다이어트에 성공하는데 훨씬 불리한 입장이라는 겁니다.


비만, 예방이 최고다!


자 결론은 과도하게 뚱뚱해진 이후에[각주:5] 운동을 통해 살을 빼려고 하는 것은 너무 힘든일이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덧셈 뺄셈 하듯이

20kg 찐거 덜 먹어서 20kg 빼면 되지..


라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것일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이걸 팬티 고무줄이나 용수철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고무줄이나 용수철은 어느정도 늘어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죠. 하지만 어떤 한계를 넘는 수준까지 늘어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우리 몸도 이와 비슷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고도비만이 될 정도로 증가한 체중은 마치 늘어나버린 고무줄 또는 용수철이 아닐까요?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한번에 몰아서 살 빼야지~!!!


라는 생각으로 자기의 몸을 방치하기 보다는 정상체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평상시 조금 더 움직이려는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

PS : 그런데 이번 포스팅은 이미 뚱뚱해진 분들에게 좌절감만 안기는 포스팅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PS : 댓글을 보고 글을 다시 읽어보니 이유를 좀 빈약하게 써놓긴 한 거 같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흰소를 타고님의 뚱뚱한 사람이 운동 하더라도 손해보는 이유 라는 글을 읽어보시길~


 


  1. 체질량지수기준 35이상이거나 30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베리아트릭 수술을 권하곤 합니다. 이정도 고도비만에서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하기가 극히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본문으로]
  2. Physical Activity and Weight Gain Prevention ; JAMA, March 24/31, 2010—Vol 303, No. 12 [본문으로]
  3. 이 연구는 서양여성을 대상으로 하였고 체질량지수 기준 25이상이면 운동량이 많던 적던 체중조절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는 없겠지만 한국 기준으로는 체질량지수 23에 해당되겠네요. [본문으로]
  4. 이 연구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하였고 체질량지수 30이상인 경우 운동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양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으나 동양인 기준으로는 체질량지수 25에 해당하겠네요. [본문으로]
  5. 기준이 애매하긴 합니다. 그래서 그냥 '과도하게'라고 말하겠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