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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도우미들이 배나온다고 맥주 대신 양주 마신다는데...맞는 말일까? (1)

몸짱의사 2009. 7. 30. 08:21

음...오늘은 사회적 파장(?)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글을 하나 포스팅 하겠습니다. 제목부터 살벌하네요....^^;;; 뭐 전 이런 과감한 포스팅을 할 배짱(?)이나 내공이 안되구요... 이 글은 피트니스월드의 명예필자이신 박용우 선생님의 글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문을 만나보시죠~!!!



술 마시면 살이 찔까요? 이 질문에 배나온 남성들은 분명 불룩 나온 배를 툭툭 치면서 “당연하지. 이게 다 술 때문에 찐 살인걸!!!”하고 말하겠죠. 그렇다면 ‘직업상’ 어쩔 수 없이 술을, 그것도 독한 양주나 폭탄주를 매일 마셔야 하는 술집 도우미들은 왜 살이 찌지 않는 걸까요?

나 스스로가 술을 즐기는 ‘주당’인 데에다 술과 관련된 칼럼이나 방송을 많이 다루다 보니 관련된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게 됩니다. 오늘은 술에 대한 재밌는 얘기들을 풀어 보겠습니다.

알코올은 g당 7칼로리를 내는 고칼로리 식품입니다. 소주 1잔에 70칼로리, 양주 1잔에 100칼로리, 생맥주 1잔에 200칼로리를 내니까 양주 3잔만 마셔도 가볍게 밥 한공기 칼로리와 맞먹습니다. 뿐만 아니라 술을 마시면 식사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식사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을 때보다 식사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각주:1]

게다가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간에서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려는 대사과정을 억제하면서 오히려 지방을 합성하는 방향으로 끌고갑니다. 술을 마시면 살이 찌는건 당연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장기간의 임상연구 결과들은 우리 예상과 달리 '술 때문에' 체중이 증가한다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CDC(질병통제센터) 연구팀들이 성인들의 음주량과 10년 후 체중변화를 보았더니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각주:2] 즉 술을 많이 마셨다고 '술 때문에' 체중이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하버드대학 연구팀들이 약 5만명 여성들의 체중을 8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결과[각주:3]를 보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들보다 오히려 ‘적당량’[각주:4] 음주를 하는 여성들에서 체중증가 폭이 작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몇 가지 재미있는 결과를 발견했는데, 하루 30g 이상의 과다한 음주를 하는 경우에도 의미있는 체중 증가는 35세 미만의 젊은 여성에서만 관찰되었습니다. 또 하나,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습관적 음주자’에 비해 어쩌다 한번 폭음[각주:5]하는 사람들이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음에도 체중증가의 폭이 훨씬 더 컸습니다.

술의 종류에 따른 차이는 어땠을까요? ‘적당량’ 술을 마시는 여성들의 경우 맥주나 와인이 위스키보다 체중변화가 더 적은 경향을 보입니다. 연구자들의 해석은 와인과 맥주는 대개 식사와 곁들여 하므로 천천히 마시게 되고 알코올이 음식으로 인한 열발생(식사도중이나 식사후 에너지소모량이 증가하는 것)을 더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체중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과다한' 음주의 경우는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위스키보다 맥주나 와인이 체중증가를 더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나옵니다. 왜 그런걸까요?


알코올은 지방으로 축적되지 않는다

우선 알코올로 얻은 칼로리는 지방으로 축적되지 않습니다. 다른 연료보다 먼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이죠. 술을 백화점 상품권에 비유해보면 어떨까요? 백화점 가면 현금보다 상품권을 먼저 사용하게 되죠. 상품권이 없었다면 사용되었을 현금은 지갑에 그대로 남아 통장에 들어가겠죠. 결국 술 때문이 아니라 술과 함께 먹는 음식 때문에 살이 찔 수 있다는 얘기가 되네요.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이 소화, 흡수, 대사가 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알코올은 에너지의 15% 정도가 여기에 사용됩니다. 물론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술로 인한 열발생은 증가합니다. 에너지소비량이 늘어난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알코올은 그자체로 열발생 효과가 있어 이것이 에너지소비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적당량의 음주는 인슐린저항성[각주:6]을 개선시키고 ‘좋은’(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준다고 하는데 이것도 체중증가를 일으키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술과 복부비만

최근 스웨덴 연구팀들이 노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각주:7]에서는 알코올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시키는 효과는 없으면서, 오히려 과다 음주자에게서 복부비만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에서도 음주량과 신체비만지수[각주:8]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복부비만의 기준이 되는 허리둘레는 음주량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알코올 섭취량이 하루 15g 늘어날수록 허리둘레는 1cm 만큼 늘어난다는 겁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결과가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 사람들 즉 마른 사람들에게서만 관찰되었다는 점입니다.

정리해보면
‘술을 많이 먹는다고 체중이 확 늘어나는 건 아닌데 배는 나온다’는 얘깁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술을 마셔도 체중의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은 이유는 “근육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술을 마시면 지방대사에 교란이 생기면서 복부에 지방이 축적됩니다. 그런데 근육단백 손실이 함께 일어나니까 배는 볼록 나오면서도 체중계의 눈금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이미 과체중인 사람보다는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 사람에게 훨씬 두드러지겠지요? ‘맥주가 양주보다 뱃살이 더 붙을까’를 설명하려다 서론이 너무 길어져 버렸네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제 의견은 다음 칼럼에서 이어집니다...~^^




요즘 박용우 선생님의 칼럼은 마치 어려운 수학공식을 푸는듯한 느낌입니다...아리까리 하면서 머리속을 뒤엉키게 하네요... 박용우 선생님의 글을 나름 정리해서 '가설'을 세워 보겠습니다.

(1) 술집 도우미들은 보통 말랐다. (말랐으니까 도우미 하겠죠? ㅡㅡ;;;)

(2) 술집 도우미들은 술을 '적당량' 마신다기 보다는 '과도한'양을 먹는다.

(3) 과도한 음주의 경우 같은 양의 알콜을 섭취해도 위스키보다 맥주가 더 '체중증가'를 일으켰다.

(4) 그럼 술집 도우미들이 배나온다고 맥주 대신 양주 먹는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가능성 있는' 말이란 말인가!!!???? @,.@;;;;;


가설에도 모순점이 있는거 같네요. 하버드 박사님들의 연구결과, 과도한 음주가 '체중증가'를 일으킨 것이지 '복부비만'을 일으킨것은 아니니까요. 아...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다음주가 되길 기다리는 수밖에... 그동안 글에 각주로 달려있는 논문들이나 열심히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포스팅하려고 이미 찾아놓은 논문들이 한트럭인데... 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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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esterterp-Plantenga MS, Verwegen CRT. The appetizing effect of an aperitif in overweight and normal-weight humans. Am J Clin Nutr 1999;69:205–12. [본문으로]
  2. Simin Liu1, Mary K. Serdula, David F. Williamson, Ali H. Mokdad, Tim Byers. A Prospective Study of Alcohol Intake and Change in Body Weight among US Adults 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1994;140(10): 912-920. [본문으로]
  3. S. Goya Wannamethee, Alison E. Field, Graham A. Colditz, Eric B. Rimm, Alcohol Intake and 8-Year Weight Gain in Women: A Prospective Study. Obesity Research 2004; 12, 1386–1396. [본문으로]
  4. 여기서 “적당량”은 하루 30g 미만의 알코올 섭취량을 의미합니다. 소주 반병, 맥주 세잔 정도의 양입니다. [본문으로]
  5. 하루 70g 이상 알코올 섭취 [본문으로]
  6. 복부비만과 당뇨병의 원인이 됩니다 [본문으로]
  7. Ulf Risérus, Erik Ingelsson. Alcohol Intake, Insulin Resistance, and Abdominal Obesity in Elderly Men. Obesity 2007; 15: 1766–1773. [본문으로]
  8. BMI,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