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다이어트이야기

식욕억제제 처방하면서 밥 먹으라는 의사, 이상한 걸까?

몸짱의사 2010. 8. 13. 12:57
피트니스월드 유부빌더입니다. 제가 현재 근무하는 곳은 피부미용과 비만-체형을 함께 진료하는 곳 입니다. 조금 더 아름다워지고 조금 더 예뻐지고 싶은 남녀노소가 많이들 찾아오는 곳이지요. 사실 전 그중에서도 비만과 체형쪽에 가장 관심이 많고 그런 환자들에게 애착(?)이 갑니다.

키 165-몸무게 85kg으로 전체적으로 살을 빼고 싶어서 찾아오는 분도 있고, 몸은 날씬한데 허벅지, 팔뚝 요런 국소적인 체형 개선을 목적으로 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체질량지수 기준으로 거의 저체중에 가까움에도 식욕억제제를 처방해달라고 조르고 조르는 분도 있습니다. 어쨋든...

개인의 목적에 따라 주사를 놓기도하고 약을 처방하기도 하지만  그 중 식욕억제제 처방도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렇게 식욕억제제를 처방처방해드리는 분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먹는 분도 있고 이전에 다른 곳에서 처방을 받아 드시던 분들도 계십니다.

전 식욕억제제를 처방하면서 이 한마디를 꼭 합니다.

식욕억제제를 드신다고 밥을 굶으면 안됩니다! 오히려 세끼를 꼭꼭 챙겨드셔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고 나면 제 앞에 앉아있는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뭥미? ㅡㅡ;;;


요런 표정을 짓곤합니다.

밥맛을 떨어뜨리는 약을 처방하면서 밥을 먹으라는 의사, 이상한 걸까요?




식욕억제제, 평생 먹을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식욕억제제를 먹으면서 가장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으려면 아주 강한 약을 사용하여 입맛을 싹~ 달아나 버리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처방하지 않습니다. 처방할 줄 몰라서 못 하는게 아니죠. 그렇게 처방하지 않는 이유는 그 약을 끊었을때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밥맛을 없애 버리면 당장은 입맛이 줄어들어 살이 빠질지 모르나 그 약과 이별을 하는 순간 식욕의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따라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몇 kg을 줄이기 위해 식욕을 확~ 줄여버려서 무작정 굶는 방식은 약을 끊고나서 요요현상이 올 위험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식욕억제제는 무조건 강하게 먹기 보다는 식욕이 적절히 컨트롤 되는 용량(?)으로 먹되 무조건 굶어서 체중을 줄이는 목적이 아니라 '올바른 식사 습관을 배우는 기간' 이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동안
 
(1) 아침은 거르고
(2) 식사는 온갖 정크푸드와 패스트 푸드
(3) 간식으로 과자와 청량음료를 마시면서 
(4) 늦은밤 야식으로 지내셨던 분


식욕 억제제를 드신다면

(1) 아침밥을 오히려(?) 꼭 챙겨먹고
(2) 영양소 다운(?) 영양소가 들어간 약간 모자른듯한 식사를 일정한 간격으로 하고
(3) 내 하루 운동량에 버금갈 만한 다양한 간식들은 멀리하면서
(4) 그동안 떨쳐버리기 힘들었던 야식의 유혹을 이기기


를 배우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식사 패턴이 완전히 망가진 분이 자신의 의지만으로 올바른 식사 패턴을 배우기 힘들때 처방하는 약이 식욕억제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야 약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적응을 하고 결국 약과 이별을 했을때도 식욕의 쓰나미에 요요가 올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식욕억제제는 거들 뿐....



앞에서 말했지만 식욕억제제를 처방하는 이유는[각주:1] 밥맛을 싹 달아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식사 습관을 배우기 위한 보조 수단' 입니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 식욕억제제를 복용하신다면 '무작정 굶기' 가 아니라 '올바로 먹기' 를 해야 합니다.


식욕억제제를 처방하면서 꼭 밥 먹으라는 의사!!! 더이상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분이 없게되길 기대해 봅니다. ^^*[각주:2]



  1. 적어도 저는 [본문으로]
  2. 무모한 기대 이겠지만.....ㅋ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