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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원장/건강이야기

월드컵이 심장마비를 일으킨다고?? 월드컵이 사람잡겠네!!!

몸짱의사 2011. 1. 26. 11:37


안녕하세요, 피트니스 월드의 유부빌더 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 축구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이를 기념하면서(?) 오늘은 월드컵과 심혈관질환[각주:1]의 복잡 미묘한 관계에 관해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축구를 보던 사람들 중에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간혹 볼 수 있었는데요... 정말 축구가 심장마비를 일으킬까요?? 월드컵과 심장마비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독일 국가대표 경기가 있던 날, 독일 국민의 심장마비 발생이 증가했는지를 연구[각주:2]하신분들이 있습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축구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박사님들이 아니었을까 하네요. 결과를 보시지요.


월드컵이 정말 심장마비를 일으켜??


2006 독일 월드컵 때 독일 대표팀은 총 7경기를 치뤘습니다. (예선 3경기, 16강, 8강, 4강, 3-4위전) 밑의 표를 참고하시면 아시겠지만 2003년, 2005년 같은 날짜와 비교했을때 국가 대표 월드컵 경기가 있던 날은 유난히 심장마비가 많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빨간선이 2006년 월드컵을 나타낸것입니다. 노란선과 파란선 2003, 2005년 같은 기간동안을 비교해 놓은 거구요. 위의 숫자 1,2,3,4,5,6,7,8 은 각각 순서대로 독일 대표팀의 경기가 있던 날을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 겁니다. 8번은 독일 대표팀이 참가하지 않은 결승전입니다.

1. 독일 VS 코스타리카 (예선 1경기) : 개막전


자 위의 표를 보시면 알겠지만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개막식날 심장마비 발생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아마 모든 독일 국민들이 기대하고 기대하던 월드컵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었을거 같네요.

2. 독일 VS 폴란드 (예선 2경기) : 짜릿한 승리


독일 국가대표의 두번째 경기에서는 첫 개막전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가 더욱 증가했습니다. 이 경기는 독일팀이 폴란드를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로 이겼습니다. 경기를 보던 수많은 독일 국민들이 크게 흥분을 했을거 같습니다.

3. 독일 VS 에콰도르 (예선 3경기) : 이미 본선진출 확정


독일팀의 경우 앞선 두경기의 승리로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3번째 경기를 맞았습니다. 따라서 앞의 두경기에 비해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긴장감은 많이 떨어졌을 것이고 좀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 봤을겁니다. 그 결과 심장마비의 발생은 앞선 두경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4. 독일 VS 스웨덴 (16강) : 지면 끝장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16강 부터는 경기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이 크게 긴장한 상태에서 경기를 지켜봤을 겁니다. 이날도 예선 3번째 경기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가 증가했네요.


5. 독일 VS 아르헨티나 (8강) : 손에 땀을쥐는 승부차기


8강전에서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90분간의 사투에도 승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됩니다.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승부차기는 차는 사람이나 지켜보는 사람이나 모두 피를 말리게 하죠. (잔인하다고 까지 표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피말리는 승부차기에서 독일은 아르헨티나를 꺾고 4강에 진출합니다. 그와함께 심장마비 발생은 급격히 증가합니다.


6. 독일 VS 이탈리아 (4강) : 결승 진출 좌절

 
4강전에서 독일은 강력한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탈리아에 패하게 되어 결승진출이 좌절됩니다. 관중들은 손에 땀을쥐고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고 그에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당했을겁니다. 이날도 두드러지게 심장마비 발생이 증가했습니다.

7. 독일 VS 포르투갈 : 싱거운 3-4위전


4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독일은 포르투갈과 3-4위전을 벌입니다. 사람들은 1위만을 기억한다고 했나요? 3-4위전에 대한 독일 국민들의 긴장도는 많이 떨어졌고 그날 심장마비 발생률은 다른 경기날과 달리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2003년, 2005년 같은날과 비교해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하였네요. 2002 한-일 월드컵의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이 떠오르네요...

8. 이탈리아 VS 프랑스 : 모두의 관심, 누가 챔피언인가!!!!


결국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대결이 됩니다. 이 경기에서 바로 '지단 박치기'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탈리아 수비수 마테라치가 경기 중 지단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고 그에 격분한 지단이 분을 참지 못하고 박치기를 날립니다. 결국 지단은 퇴장 당하고 경기 결과는 이탈리아의 승리... 우승 트로피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에게 돌아갑니다. 비록 독일 대표팀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결승전인 만큼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관전했을 것이고 심장마비의 발생률은 상당히 증가했습니다. 자국 대표팀 경기였던 3-4위전에서는 심장마비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았던 것에 비교하면 참 재미있는 결과네요.



경기 시간과 심장마비의 관계는?


자 위에서 보셨다시피 확실히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에는 심장마비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경기 시간과 심장마비의 발생률은 어떤 관계가 있었을까요? 경기가 있던 날을 시간대별로 분석했을때 경기 시작 후 2시간동안 심장마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밑의 '더보기'를 클릭하세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일반적으로 스포츠는 남자들이 더 열광적이지요. 축구도 여자들 보다는 남자들이 더 열성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그럼 심장 마비의 발생률이 남여 사이에 차이를 보였을까요? 모두 예상하셨다시피 남자가 여자보다 심장마비가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남자의 경우 심장마비 발생률이 3.26배 증가한데 반해 여자의 경우 1.82배 정도 증가하였습니다. 못미더우시면 밑의 더보기를 클릭하세요~ ^^*

 

그럼 월드컵 하지 말아야 겠네?


위의 내용만 봐서는 월드컵이 정말 여럿 잡는것 같이 보이네요. 근데 사실 이 결과를 놓고 월드컵이 심장마비를 일으키니 월드컵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것은 섣부른 결론이라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스포츠 경기가 아니더라도 지진, 전쟁등과 같은 극심한 환경적 스트레스는 심장마비의 발생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월드컵 축구가 아니더라도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스포츠 이벤트들의 경우 극도의 긴장감으로 인해 이와 비슷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각 스포츠 경기별로 자세한 연구를 해봐야 알겠지만요... 

차라리 전국민적인 스포츠 이벤트(월드컵 경기, WBC 경기, 각종 스포츠의 한일전 등등...)가 있을경우 경기 시작에 앞서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미리미리 심장마비 응급 치료약[각주:3]을 준비하게 교육하는 것이 어떨까요?

아니면 담배갑에 경고 문구를 삽입하듯이 경기 중간중간

경기 관람으로 발생하는 과도한 긴장감은 시청자의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와 같은 자막을 내보내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뭐 어디까지 유부빌더의 생각입니다. ^^*





어제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 :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후 치른 경기이다보니 손에 땀이날 정도로 긴장하면서 경기를 관전하신분들 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축제 분위기로 경기를 지켜봤을거 같네요.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어제 경기 때문에 심장마비가 발생한 분들은 거의 없지 않았을까 하네요.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으로써 본선무대에서도 16강 이상의 좋은 결과가 있기를 축구팬의 한사람으로써 기도해봅니다. 대한민국 축구 화이링입니다!! (결론이 좀 이상한듯...어쨋든 화이링!!!! ^^;;;;)
  1. 본문에서 인용한 논문에서는 심혈관질환이라 함은 STEMI, non-STEMI, unstable angina, symptomatic cardiac arrhythmia, CPR 또는 defibrilation을 시행하는 cardiac arrest를 말하지만 이 글에서는 일반인들의 쉬운 이해를 돕고자 이하 '심장마비'라 말하겠습니다. [본문으로]
  2. Cardiovascular Events during World Cup Soccer, N Engl J Med 2008;358:475-83. [본문으로]
  3. Nitroglycerin(니트로글리세린)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협심증의 응급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