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는 일상이 익숙해진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목덜미나 어깨 부위의 묵직한 통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곤 합니다.
처음에는 피로 때문이라고, 단순한 근육 뭉침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고개를 돌리는 데 불편함이 따르고, 뒤로 꺾을 때마다 찌릿한 감각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피로로만 넘기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특히 밤에 잠들기 어려울 만큼 목이 뻐근하거나, 팔과 손끝까지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단순한 긴장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느껴지는 경부 통증은 목디스크의 초기 징후로, 조기에 확인하고 접근하지 않으면 점차 증상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의 배경에는 ‘디스크 탈출’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목디스크는 경추 뼈 사이의 추간판이 돌출되거나 탈출하면서 주변 신경을 자극하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문제는 이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 잘못된 수면 습관, 혹은 노화로 인한 디스크의 탄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추간판이 점차 약해지고, 결국에는 신경근을 압박하게 됩니다. 이때 신경이 과도하게 자극받게 되면, 단순한 목 통증을 넘어 팔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저하까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즉, 디스크는 통증 그 자체보다도 ‘신경 자극’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중심에 둔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신경 자극이, 통증을 조절하는 방식에 있어 한층 더 정교한 개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목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일반적인 약물이나 물리요법만으로는 조절되지 않을 때, 보다 직접적인 개입 방식이 고려됩니다. 이때 활용되는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신경차단술’입니다. 이 시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과도한 신경 흥분과 염증 반응을 진정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영상 장비를 통해 정확한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목과 같은 민감한 부위에서의 시술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사 대상은 환자의 증상에 따라 경막 외 공간, 후관절, 신경근 등으로 다양하게 나뉘며, 한 번의 시술로도 통증이 현저히 줄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단기간에 조절하면서도, 이후의 회복 치료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말하자면 회복의 출발점이 되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신경차단술을 통해 일상 속 움직임의 제약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목을 돌리는 동작이 한결 수월해지고, 수면 중에도 통증으로 인한 뒤척임이 줄어들면서 삶의 질 역시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신경차단술의 진정한 가치는 ‘통증 완화’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시술은 이후 운동치료, 스트레칭, 자세 교정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합니다.
목디스크 통증이 조절된 상태에서 재활을 시작하면 근육 밸런스와 관절 안정성 회복이 더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재발 위험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신경차단술은 단기적 효과만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도 회복과 재발 방지라는 두 축을 동시에 지탱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신경차단술은 목디스크 통증을 조절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은 아닙니다. 시술 전에는 반드시 환자의 전신 상태와 병력, 복용 중인 약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특히 출혈 경향이 있거나 전신 감염, 중증 신경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시술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신경차단술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확한 병변 위치 파악이 필수인데, 이를 위해 영상 장비를 이용한 정밀 진단이 꼭 선행되어야 합니다.
만약 통증의 원인이 디스크가 아닌 다른 구조물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신경차단술의 효과가 미미하거나 전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경차단술은 지금 이 순간의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선택지’이지, 디스크를 완전히 해결하는 종착지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 선택이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통증을 끊고 회복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출처 :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