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자주 느끼는 통증 부위를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허리’를 말합니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뻐근하거나, 잠에서 깨어나 처음 일어날 때 허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건 흔한 일입니다. 그럴 때마다 대부분은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무거운 걸 들어서 그렇지’ 하는 식으로 스스로 원인을 짐작하고 넘어갑니다.
그러나 이런 통증이 특정한 계기 없이 자주 반복되거나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엉덩이나 다리까지 불편함이 확장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중장년층 이후에는 통증의 원인이 단순한 피로나 운동 부족이 아닌 ‘척추 구조 변화’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요. 이처럼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신경을 압박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입니다.
허리 통증이 골반이나 다리까지 번지고, 걷다 보면 점점 다리가 당기고 저려오며, 잠시 앉아 쉬면 다시 괜찮아지는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그 구조적 원인을 더 이상 피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척추 속에서 신경이 눌리고 있다는 전형적인 신호입니다.
척추관 내부에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고, 이 공간이 어떤 이유로든 좁아지게 되면 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하게 됩니다. 그 결과 신체는 통증, 저림, 감각 이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하게 되며, 특히 하체로 연결된 신경들이 영향을 받으면 걷기 불편함이나 하지 무력감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이렇게 척추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신경 통로가 좁아져 생기는 질환으로,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불편함이 커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 통증 완화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신경 압박이 왜 생기는지를 들여다보면, 단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디스크는 자연스럽게 얇아지고, 관절의 간격은 좁아지며, 척추를 둘러싼 인대는 조금씩 두꺼워지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자세가 틀어지거나, 특정 근육만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움직임이 부족한 생활이 지속되면 척추 주변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일부 부위에 부담이 집중되면서 척추관을 압박하는 조건이 형성됩니다. 결국 이런 변화들이 하나둘씩 쌓여 신경이 눌리기 쉬운 구조로 바뀌게 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입니다.
이처럼 겉으로는 느껴지지 않던 변형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통증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단순히 마사지나 자극만으로 개선되는 증상이 아닙니다.
신경 압박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면, 해결 방법도 단순한 통증 억제를 넘어 구조를 바로잡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도수치료가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도수치료는 치료사가 직접 손으로 관절, 근육, 인대의 긴장을 조절하고, 틀어진 정렬을 바로잡아 신체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접근 방식입니다. 특히 특정 근육에 과도한 긴장이 있거나, 골반이나 척추가 틀어져 있어 신경 압박이 유발되는 경우 그 문제 부위를 중심으로 조정하면서 압박을 간접적으로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계적 자극이 아닌 세밀한 손기술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통증의 원인을 개별 상태에 맞춰 조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이 단순히 약물이나 찜질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도수치료를 통해 뿌리부터 접근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통증의 원인이 구조적이라면, 그 구조가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증상은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일회적인 처치가 아니라, 신체 전반의 균형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인 관리입니다.
도수치료는 바로 이 장기 관리의 중심에 있습니다. 단지 통증이 있을 때만 받는 것이 아니라 생기지 않도록 척추의 정렬을 바로잡고, 신체 사용 습관을 교정하며, 재발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처럼 나이와 함께 점차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의 경우, 근본적인 회복보다는 악화 방지와 일상 기능 유지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도수치료는 이러한 조건에서 매우 실질적인 역할을 하며, 약물이나 수술을 피하고 싶은 분들에게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 MSD매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