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피부미용 이야기

PPC의 운명, 앞으로 어떻게 될까?

몸짱의사 2011. 3. 11. 09:58

오늘은 PPC 시리즈 마지막, 'PPC의 운명 어떻게 될까?' 입니다. 시사매거진 2580에서 PPC를 다룬지 3개월이 지났네요. 방송이 나간후 병원마다 PPC 주사가 안전한 것인지 맞아도 되는지 혹시 앞으로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등을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또 이제 날씨가 따뜻해지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각 피부과, 성형외과에 PPC의 효과와 부작용에 관하여 문의하고 시술을 받을까 고민하시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PPC의 효과와 부작용에 관한 대답은 앞선 글에서 확인하시구요....



어찌 되었건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PPC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누군가의 예언처럼 제2의 보톡스라는 칭호(?)를 얻게 될까요? 아니면 한때 식욕억제제의 황제(?)로 불리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시부트라민처럼 몸씁(?) 시술로 퇴출 될까요?

보톡스의 운명을 되돌아 보자면....

We are specialists in stabbing women in the face with needles advertisement, London, UK.JPG
We are specialists in stabbing women in the face with needles advertisement, London, UK.JPG by gruntzooki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보톡스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970년대 입니다. 보톡스는 보툴리눔 톡신을 정제하여 상품으로 만든것입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신경독소로 근육을 마비시키는 작용이 있어 소량으로도 수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소입니다.

이러한 '치명적인 독'을 사람에게 주사하겠다니..... 모르긴 몰라도 처음 이를 실행에 옮겼을 때 주위의 반발이 상당했을 겁니다.

하지만 보톡스가 사용된지 40년이 된 지금, 주름을 피거나 사각턱 개선을 위해 보톡스를 맞는 사람중에 주사를 맞다가 호흡근이 마비되어 죽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 걱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주름개선이나 사각턱 개선을 위해 보톡스 정도(?)는 별 문제가 없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이지요.

그렇다면 보톡스가 이러한 대중적인 공감대(?)를 얻기까지 수십년간, 사각턱 개선과 주름 개선등 미용적인 목적을 위해 보톡스를 시술하는 것은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시술일까요?  
 
식약청에서는 사각턱 개선이나 표정주름 개선이라는 목적으로 보톡스 사용을 허가해준 적이 없습니다.[각주:1] 보톡스는 안검경련, 사시, 소아마비환자의 강직에 의한 첨족기형의 치료에 허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의사들이 '임의대로' 사각턱 개선이나 표정주름 개선에 주사 하고 있는 것이지요. PPC가 간성혼수 보조제로 허가를 받고 체형 교정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자 그럼 수십년 동안 호흡근을 마비시켜 사람을 죽게 만들수도 있는 무서운 독인 보톡스를 가지고 허가되지 않은 목적에 사용하면서 잡음은 없었을까요? 보톡스에 관하여 시끄러웠던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면 2002년 11월 쯤 영국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해 국내 9시 뉴스를 포함한 전 메스컴에서 일주일동안 대대적으로 보톡스의 장기사용의 부작용을 다뤘던 적이 있습니다. 보톡스를 오랫동안 맞으면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겨 얼굴이 굳어질 수 있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지요.

이 보도가 나간 후 보톡스를 맞았던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었을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는 연구의 내용을 메스컴이 확대 해석한 해프닝으로 일단락이 났습니다.

그 이후 2008년 경 보톡스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엘러간사는 그동안 FDA에서 하가되지 않은 부분의 사용(즉 사각턱 개선이나 표정 주름 개선)에 대한  마케팅을 벌였다는 이유로 7200억원 정도의 벌금을 물게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왔었습니다.

뭐 이러한 다사다난한 역사속에서 결국 보톡스는 거의 대부분 '허가되지 않은 목적'에 사용되고 있지만 맞는 사람들은 큰 두려움이나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습니다.[각주:2] 오히려 많은 대중들은 보톡스는 당연히(?) 사각턱 개선이나 주름개선에 사용한고 생각하고 있죠. 

어쩌면 PPC도 시간이 지나면서 보톡스와 같은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널리 사용되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부트라민의 운명을 되돌아 보자면....


자 그렇다면 이번에는 한때 식욕억제제의 황제(?)라고 불렸던 시부트라민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얼마전 시부트라민이 퇴출되면서 그 역사를 되짚어 봤었습니다.


시부트라민 제제는 등장부터 화려했었습니다. 식욕억제제 중 유일하게 2년 정도 장기 사용이 가능한 안전한 약[각주:3]이라는 칭호아래 널리 사용이 되었었죠.

하지만 얼마전 이를 뒤엎는 연구 결과가 하나 발표되면서 그 운명은 완전히 뒤바뀝니다. 고혈압과 당뇨등의 위험인자가 함께 있는 사람이 이 약을 복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 결과의 핵심이었죠.

이와 함께 시부트라민은 퇴출이라는 수순을 밟게 되고 현재는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린 약이 되었지요. 어쩌면 PPC도 어떤 이유에서건 시부트라민처럼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릴수도 있을겁니다....



자 PPC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많은 잡음속에서 살아남아 제2의 보톡스라는 칭호를 얻게 될까요? 아니면 한때 화려했지만 역사속에 사라져간 시부트라민의 전철을 밟게 될까요?

현재 유럽에서는 데옥시콜레이트만을 가지고 진행되는 연구가 3상 실험중에 있고 국내에서는 독점 공급이었던 진양제약의 '리포빈'의 후속주자가 되기위한 다른 제약회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약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출시되어 수십년간 널리 사용되다가 나중에 가서야 그 부작용을 인지하고 철수되는 경우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약 개발중에 나타난 부작용을 가지고 방향을 급선회하여 유명세를 널리 떨치게 된 약들도 있죠. 한때 '시부트라민이 설마 퇴출되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제가 PPC의 앞날을 예견하기란 어려울거 같습니다. 앞날에 대한 판단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여름철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비만클리닉, 피부과, 성형외과에는 체형개선을 위해 PPC주사를 맞고 싶어하고 그 효과와 부작용에 관하여 궁금해 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날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PPC는 마술이나 마법은 아닙니다. 그동안 의사들의 경험적으로 큰(?) 부작용없이 체형 교정에 도움이 되는 시술이긴 하지만 경제적인 부담, 개인적인 반응의 차이 등등 고려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4편에 걸친 PPC 시리즈(?) 마무리는 제가 진료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비유를 가지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


얼음 조각가가 조각할 때 처음부터 코를 정교하게 다듬거나 눈부터 조각하진 않잖아요? 우선 네모난 얼음을 가지고 전체적인 모양을 만들고 나서야 부분부분 다듬죠? 비만-체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으로 체형을 만드는 것은 운동과 식이조절입니다. PPC가 되었건 메조테라피, 카복시테라피가 되었건, 설사 지방흡입도 운동과 식이조절로 전체적인 비만-체형이 개선된다는 전제조건 하에 시술 받았을 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건 과학이지 마법이나 연금술은 아니니까요~~~ ^^



PS : 방송이 나간 후 PPC를 광고하는 병원들에게 공문이 내려왔답니다. 'PPC 주사를 체형교정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가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광고하는 것은 불법이다' 라는 내용과 함께 광고를 하다 적발되는 경우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이지요.

즉 PPC를 주사하는 건 의사의 재량이지만 광고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뭐 법대로 얘기하자면 맞는 말인가 봅니다. PPC 시술은 국내에서 off-label 사용이기 때문에 광고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지요.[각주:4]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들은 PPC가 아닌 다양한 다른 이름으로 광고를 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원론적으로 따지자면 사각턱 교정이나 주름개선을 위해 보톡스를 광고하는 피부과, 성형외과는 모두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정부가 시사매거진 2580의 손바닥에서 놀아난다(?)는 오명을 얻지 않으려면 PPC 뿐만 아니라 보톡스를 가지고 불법 광고를 자행하고 있는 파렴치한(?) 대한민국 99%의 피부과, 성형외과를 엄단해 주시길 촉구합니다!!! (우리 병원도 잡으러 오겠군..... 후덜덜)


PS2 : 법은 지키라고 있는 걸까요? 피하라고 있는 걸까요? 법을 지키는 사람은 가난해지고 법을 피해가는 사람은 부자가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거 같습니다.


  1. 보툴리늄 톡신 제제 중 '디스포트‘가 18세 이상 65세 이하 성인에서 중등도 내지 중증 미간주름의 근이완에 의한 일시적인 개선’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본문으로]
  2. off-label use에 대하여 우려하는 목소리도 물론 있습니다. [본문으로]
  3. FDA는 sib​utr​mai​ne의 long term use를 승인했​고, 제조사​에서는 임상실​험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한 기간이 2년이​라고 label에 표시 [본문으로]
  4. 법적인 부분은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어 틀린부분이 있을지 모르니 아시는 분은 첨언 부탁드립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