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통증이야기

발바닥이 아프면 무조건 족저근막염일까? (발바닥 통증)

몸짱의사 2016. 2. 23. 09:23

박상준원장입니다. 오늘은 발바닥이 아파서 왔던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얼마전 진료실에 젊은 여성분이 들어왔습니다.


나 : 어디가 불편하세요?


여자 : 발바닥이 아파요 ㅜㅜ


나 : 얼마나 되신건데요?


여자 : 그러니까...... 한 1개월은 된거 같아요.


나 : 뭐하고 나서 아프신 거에요?


여자 : 그러니까.... 그당시 얇은 실내화를 신고 1m 정도 높이에서 뛰어내렸는데.... 밑에 뭔가 딱딱한게 있었나봐요. 뛰어내릴 때 찌릿 했는데 그게 벌써 1개월이나 지났네요.


나 : 그러면 병원에는 처음오신 거에요?


여자 : 그건 아니구요....... 다른 병원에 몇번 갔었어요...


아픈지가 벌써 1개월이나 되었고 여기저기 병원에 갔었다는 여성분..... 근데 왜 좋아지지 않았던 걸까요?


나: 아 그래요..... 다른 병원에서는 검사를 뭐하시고 어떻게 치료를 하셨나요?


여자 : 한 병원에서는 X-ray 찍고 족저근막염 같다고... 약먹고 물리치료 했어요. 그리고 다른 병원에서는...


나 : 네 다른 병원에서는요?


여자 : 계속 아파서 다른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는 체외 충격파를 해보자고 해서 했는데... 한번 하고서는 다시는 안갔어요


나 : 왜요?


여자 : 체외 충격파 하는동안 너무 아파서 울면서 했거든요.... 그래서 한번 하고 다시는 안갔어요.


나 : ^^;;;;; 발 좀 볼께요.


환자의 이야기를 여기까지 듣고 발바닥을 살펴보았습니다. 눌러보니 딱 뒤꿈치 부분에서 압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이.... 발바닥이 살짝 부어있고 압통이 있는 부위가 약간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보통 족저근막염의 경우는 육안적으로 차이가 나도록 붓거나 특정 부위가 더 튀어나오거나 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아픈지 1개월이 지난 환자가 발바닥이 붓고 피부가 약간 부풀어 있다니.... 뭔가 전형적인 족저근막염 환자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나 :  아침에 첫발 떼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서면 처음에 아프다가 걷다보면 좋아지나요?


여성: 여기저기서 그걸 많이 물어보시더라구요.... 근데 걷다보면 안아파 지는 것은 아니고 걸을수록 더 아파요 ㅜㅜ


나 : 족저근막염 가능성도 있지만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족저근막염 환자의 증상은 아니네요. 검사좀 할께요.


여성 : 네 그렇게 해주세요 ㅜㅜ



우선 환자의 발의 정렬을 보기위해 X-ray를 찍었습니다. 


영등포 당산 당산역 목동 양평동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박상준의원

영등포 당산 당산역 목동 양평동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박상준의원


결과를 보니 발바닥의 아치가 약간 높습니다. 발바닥의 아치가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충격흡수가 덜 되는 발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고 따라서 족저근막염이 쉽게 올 수 있는 발이긴 합니다. 그러면 정말 족저근막염 때문에 환자를 발이 아팠던 걸까요?


환자의 통증의 정체는 초음파 검사에서 밝혀졌습니다. 초음파를 보니..... 환자가 왜 좋아지지 않았는지, 체외 충격파 치료를 받을 때 왜 그렇게 아팠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환자의 통증의 원인은 족저 근막이 부은것이 아니라 연부 조직에 검은 덩어리의 물체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아프지 않은 반대쪽 발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확실히 보입니다.



나 : 환자분 아픈게 족저근막염 때문이 아니네요..............


여성; 진짜요? 그럼 왜 아픈거죠?


나 : 초음파에서 보니 검은 덩어리가 보이네요. 보통 이렇게 보이는 것은 피가 고여 있거나 염증이 있는 경우인데요..... 뛰어내리고서 아파졌다는 걸로 보아서는 피가 고여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여성 : 진짜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 : 우선 주사기로 좀 뽑아 볼께요.


여성 : 아파요?


나 : 네.... 좀 많이 아플거에요.... 따끔~!!!


여성 : 아아아악~~~~~~!!!!!! ㅜㅜㅜㅜㅜㅜㅜ


통증 부위 소독을 하고 환자의 외마디 비명 소리를 들으며바늘로 찔러 뽑아보니.... 검은 덩어리의 정체는 바로 '피'였습니다. 다행히 딱딱하게 굳지는 않아서 소량의 피를 뽑아냈습니다.


나 : 많이 아팠어요? 이제 끝났어요...


여성: ㅜㅜㅜㅜ 죽는줄 알았어요...... 이제 나을 수 있을까요?


나 : 네 물리치료 좀 받으시고 약드시고 하면 좀 좋아지실 거에요. ^^


이 여성분은 그 후 약 2주간의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었습니다. 저도 진료를 보다보면 미리 짐작하고 결론을 정해놓고 검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경험상 이렇더라....' 라는 것이 대부분 맞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진료를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환자였습니다....

영등포 당산 당산역 목동 양평동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박상준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