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월드 몸짱의사입니다. 오늘은 예전에 포스팅했던 "강도 높은 운동에는 왜 탄수화물이 주된 에너지로 사용되는 걸까? (1/2)" 에서 다루기로 예고하고 무려 10개월 동안 쓰지 않았던 '젖산'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사실 젖산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데에는 '신문선 해설위원'의 공이 컸습니다.


예전 신문선 해설위원이 한참 축구 해설을 많이 하던 무렵, 대략 후반전 30분을 넘어서면 의례 하는 멘트가 있었습니다.


"선수들이 후반 30분을 넘어가면 근육내에 젖산이 쌓이면서 피로도가 증가하고 근육 경련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럴수록 정신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


이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젖산'은 피로물질, 근육에 안좋은 물질 등 나쁜 이미지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젖산은 정말 피로를 일으키는 나쁜 물질일까요? 지금부터 젖산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강도 운동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 탄수화물


젖산의 누명을 풀기 위해서는 우선 머리 아픈 이야기를 잠깐 해야합니다. 우리가 운동을 하면 몸에 저장되어 있던 탄수화물과 지방을 분해해 그 속에 있던 에너지를 끄집어내서 사용합니다. 여기서 탄수화물과 지방 중 어떤 것을 에너지원으로 선호할것인지를 결정짓는 것이 바로 '운동의 강도'입니다. 즉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할수록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선호하고 강도가 낮은 운동을 하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죠



자세한 내용은 위의 관련글을 읽어 보시구요.... 이렇게 고강도 운동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는 탄수화물이 분해되는 과정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탄수화물(엄밀히 말하자면 포도당)이 분해되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누어집니다.



이 3단계의 과정을 거쳐 탄수화물에 저장되어 있던 에너지원을 끄집어내 운동의 에너지로 사용하는데요 우리가 봐야 할 단계는 맨 처음 '해당 작용' 부분 입니다.


해당작용을 지속하게 만들어주는 힘, 젖산


해당작용이라는 것은 탄수화물, 여기서 말하는 탄수화물은 가장 작은 단위인 포도당[각주:1], 을 분해하여 피루빈산[각주:2] 까지 가는 단계를 말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포도당(glucose)이 세포질(cytosol)내로 들어와서 어쩌구 저쩌구 단계 (연속 화살표)를 거쳐 피루빈산 (Pyruvate)이 생성되는 단계가 바로 '해당작용'(glycolysis) 입니다. 그런데 해당작용의 최종산물인 피루빈산의 운명은 두 갈래 길 입니다. 


첫 번째 길) 아세틸 CoA로 전환되면서 미토콘드리아내로 들어가 TCA 싸이클 -> 전자 전달계 (aerobic)

두 번째 길) 젖산(Lactate)로 전환되는 길 (anaerobic)


여기서 첫번째 길은 위에 말한 해당작용 -> TCA 싸이클 -> 전자 전달계의 정상적인 단계를 거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 피루빈산은 왜 정상적인 첫 번째 길을 선택하지 않고 두 번째 길, 즉 젖산으로 전환되는 길을 선택하게 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해당작용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주기 위함'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강도가 높은 운동'에서는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탄수화물은 운동하는 근육 세포내로 들어오자마자 적은 양이지만 빠르게 에너지를 생성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돈이 급하면 이자가 높지만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제 2 금융권, 또는 제 3 금융권의 돈을 사용하듯 강도가 높은 운동처럼 에너지가 급하게 필요한 경우에는 효율은 떨어지지만 빨리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탄수화물을, 그 중 탄수화물의 초기 분해 단계인 해당작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당작용이 활발히 일어나게 되면 그 결과로 최종 산물인 '피루빈산'이 쌓여가게 됩니다. 문제는 이 피루빈산이 과도하게 쌓이게 되는 경우 발생합니다. 어떤 화학 반응의 최종산물이 증가할수록 그 화학 반응 속도가 0에 가까워지기 때문이죠. 쉽게 말하면 해당작용의 최종 산물인 피루빈산이 많이 쌓일수록 해당작용은 잘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평상시 비가 적당히 오면 하수구 시스템을 통해 잘 배설되지만 단시간 하수 처리시설의 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집중 호우가 내리면 하수구가 역류하여 침수가 되듯이 운동의 강도가 적당할 때는 해당작용의 최종산물인 피루빈산이 아세틸 CoA로 원활히 전환되면서 TCA 싸이클 -> 전자 전달계 단계를 거치는 첫 번째 길을 통해서도 충분히 피루빈산을 소모할 수 있지만 이를 초과할 정도의 고강도 운동을 지속하면 피루빈산이 과도하게 쌓이게 되고 이를 처리할 다른 수단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른 수단'이 바로 '젖산' 생성 입니다. 


젖산은 고강도 운동시 피루빈산이 과도하게 축적되여 해당작용을 방해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하수구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상태에서 해당 작용은 대략 수 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만약 젖산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해당작용은 단지 수초 동안만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해당 작용이 수분간 일어날 수 있는 것은 과도하게 생성되는 피루빈산이 젖산으로 전환되기 때문인 것입니다.


즉 고강도 운동 중 탄수화물에서 에너지원을 끄집어내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젖산' 이라는 것입니다. 피루빈산이 젖산으로 전환되는 두 번째 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강도 운동이 불가능하거나 하더라도 아주 짧은 시간만 가능할 것입니다. 어떤가요 이정도면 그동안 근육의 피로 물질로만 알려진 젖산이 억울만도 하지요? 그럼 다음번에는 젖산의 억울한 누명 벗기기 제 2탄으로 젖산을 변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Coming Soooooon~!!! ^^



  1. glucose [본문으로]
  2. pyruvate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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