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다이어트이야기

운동이 아닌 노동을 시키는 소아비만탈출 프로그램 '수퍼키즈', 문제있다

몸짱의사 2011. 4. 27. 12:58
피트니스월드에서 오늘 다룰 내용은 얼마전부터 방영되고 있는 다이어트 프로그램, '수퍼키즈'라는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입니다.


스토리온에서 방영되고 있는 '수퍼키즈'라는 프로그램은 8살~13살의 고도비만인 10명의 어린아이들의 다이어트를 돕는(?) 목적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이 아이들은 그동안 잘못된 식사 습관와 운동부족으로 고도비만이되면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아임에도 불구하고 간수치가 상승되고 혈당이 높은 상태로 이대로 두었다가는 소아성인병의 위험성이 높은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고도비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건강과 자신감을 되찾자는 고결한 의도로 시작되어 5주 정도가 지난 지금!! 아이들은 놀랍도록 건강이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이어트 시작 전다이어트 5주 경과

5주라는 기간동안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 아이들


목적도 좋고 결과도 좋은데... 왜 트집이야? ㅡㅡ^

자 이렇게 좋은 의도에서 시작하여 5주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렇게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 어린아이들의 건강을 회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저는 왜 괜한 생트집을 잡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이러한 결과를 이루어가는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이들은 어른들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초고강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아이들이 이를 악물고 눈물을 훔쳐가며 운동을 하는 모습은 안쓰러움을 넘어 가학적 분위기까지 느껴집니다.




과연, 이 어린이들에게 이를 악물고 온몸의 진저리가 쳐지는 처절한 운동이 필요한 것일까요?

앞서도 말했지만 아이들의 상태가 심각한 것은 맞습니다. 지금 당장 생활습관 교정과 식생활 교정,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적당한 운동'이 필요한 것이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아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혼이 빠져나갈 거 같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구토를 하게되는 처절한 운동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과도한 운동으로 중간에 구토를 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방송하는 프로그램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소아의 비만은 아이가 특정 질환이 없는 이상  거의 전적으로 양육하는 어른의 책임입니다. 왜냐하면 소아는 먹고 움직이는 것이 전적으로 어른들의 결정에 따르게 되기 때문이죠.



점심으로 잡곡밥에 고등어 구이를 먹게 될 지 햄버거에 콜라를 먹게 될지는 양육하고 돌보는 어른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하루종일 학교와 학원 책상에 앉아 있다가 주말에도 컴퓨터 앞에서 게임만 하게 될지 넓은 공원에 가서 축구공을 가지고 신나게 뛰어놀게 될지도 결국 어른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어른들의 부주의에 의해 비만이 된 아이들이 이제는 살을 뺀다는 이름하에 어른들이 시키는 중노동이나 마찬가지인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결국 아이들이 저렇게 고강도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짧은 기간안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자 하는 어른들의 욕심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비록 짧은 시간에 놀랄만한 변화는 보이지 않더라도 참가하는 아이들이 좀 더 웃고 즐기며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합니다. 그래야만 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집에서 버피 테스트를 하고 있을수는 없을테니까요........

다이어트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크로스핏도 아닌 써킷 트레이닝도 아닌 '즐겁게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 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