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박상준원장/운동이야기

왜 걷기는 경사, 달리기는 속도인가??

몸짱의사 2011. 1. 26. 11:29
안녕하세요, 피트니스 월드의 유부빌더입니다. 오늘은 짜증나는 월요일에 어울리게 '왜 걷기는 경사, 달리기는 속도'라고 말했는지 그 이유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부분 관심이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얘기하고 가야할거 같네요.

앞의 두개의 글에서 걷기는 경사를 높이고 달리기는 속도를 높이면 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니가 말하는 운동효과가 뭐야?


자 그럼 유부빌더가 말한 운동 효과가 뭘까요? 앞에서 말한 운동의 효과란 대사량, 즉 '운동량'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효과만점 시리즈'는 운동량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걷기는 경사라고 했으니 그럼 경보 선수들은 경사를 높여서 훈련하란 말이냐? ㅡㅡ+


달리기는 속도라고 했으니 그럼 마라톤 선수가 훈련할때 경사를 높이는 것은 삽질이란 말이냐?


라고 물으시는 것은 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신 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라톤의 기록을 단축시키려면 당연히 그에 맞는 코스와 훈련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지요.

농구를 잘하려면 점프 연습보다 농구 경기 자체를 많이 해야하는 것과 같은 얘기입니다. 유부빌더가 말한 운동효과란 '운동량'을 말합니다.

ACSM 대사량 공식이 뭐야?



ACSM은 뭐고 대사량 공식은 또 뭐냐? 라고 물으실 분들을 위해 간단히 용어 정리를 하겠습니다. ACSM은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이고 대사량 공식이란 운동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뜨거운 관계(?)를 나타낸 식입니다.

걷기와 달리기의 대사량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걷기 : VO2 = 3.5 + 0.1X(속도) + 1.8(속도)X(경사도)
** 달리기 : VO2 = 3.5 + 0.2X(속도) +0.9(속도)X(경사도)
    [단위 : VO2 = ml/kg/min       속도 : m/min] 

뭐 이렇답니다. 이런걸 어떻게 알아냈는지 박사님들 참 대단하십니다.....^^*

걷기는 경사?  달리기는 속도?


뭐 앞의 두개의 글을 제대로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걷기는 경사, 달리기는 속도' 라는 말은 쉽게 외우기 위한 하나의 팁(Tip)입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걷기 : 속도를 올림으로 증가하는 운동량 = 경사를 올림으로 증가하는 운동량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만

달리기 : 속도를 올림으로 증가하는 운동량 > 경사를 올림으로 증가하는 운동량

이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렇죠?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다시 잘~ 읽어 보세요. 앗, 달리기 이렇게 하면 효과만점은 현재 비공개 처리되어 있습니다...ㅋㅋ)

자 그럼 본격적으로 이 말이 정말 맞는 말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걷기에서 속도를 올리는 경우 vs 경사를 올리는 경우



자 위의 걷기의 대사량 공식에 숫자를 대입해 따져보죠. 토할거 같은 분위기로 한번 가보겠습니다. 검은 봉지 하나씩 준비하세요~!!! 

(1) 걷기에서 경사도를 올리는 경우

[6km/hr - 경사도 1도]로 걷는다면 속도는 6/0.06 = 100로, 경사도는 0.01로 대입됩니다. 대사량 공식에 대입해보면 운동량은 15.3ml/kg/min 입니다.

여기서 1도씩 경사도를 올린다고 가정해 보죠. [6km/hr - 경사도 2]로 걸으면 운동량은 17.1 , [6km/hr - 경사도  3]으로 걸으면 운동량은 18.9 가 되므로 일정하게 1.8ml/kg/min의 차이로 올라가게 되는군요.


(2) 걷기에서 속도를 올리는 경우

그럼 걷기에서 속도를 올리는 경우에는? [7km/h - 경사도 1]로 걸으면 운동량은 17.27이고 [8km/hr - 경사도 1]로 걸으면 약19.17으로 대략 1.9보다 조금 높을 정도의 일정한 증가량을 보입니다.

즉 걷기의 경우 경사도를 1도 올리는것과 속도를 1km/hr 올리는 것이 거의 비슷한 정도(1.8 vs 1.9)로 운동량을 증가 시킵니다.


달리기시 속도를 올리는 경우 vs 경사를 올리는 경우



이번에는 달리기의 대사량 공식에 숫자를 대입해 보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토하셨거나 창을 닫으셨을거라 생각됩니다~ㅋㅋ)

(1) 달리기에서 경사도를 올리는 경우

[9km/hr - 경사도 1]로 뛴다면 위의 달리기의 공식에 따른 운동량은 3.5 + 0.2(150) + 0.9(150)(0.01) = 34.85ml/kg/min 입니다.

여기서 경사도를 1도씩 올려보겠습니다. [9km/hr - 경사도 2] 로 뛰면 운동량은 36.2 [9km/hr - 경사도 3]으로 뛰면 37.55일정하게 1.35 차이로 올라가네요. 그런데 이것은 걷기의 경사도를 올렸을 때보다 0.45정도 낮은 수치입니다. (위에 걷기의 경우 경사도를 1도 올릴때마다 1.8 차이로 운동량이 증가했죠? 1.8-1.35 = 0.45)

(2) 달리기에서 속도를 올리는 경우

달리기에서 경사를 올린다면 [10km/hr - 경사도 1] 이면 운동량은 38.31, [11km/hr - 경사도 2] 이면  41.81 정도로 약 3.5 정도의 강도로 일정하게 올라 갑니다.

걷기에서는 속도를 1km/hr 올리면 운동량이 1.9씩 올라가던 것이 달리기에서는 3.5씩 올라가니 차이가 1.6만큼(3.5-1.9) 나는군요.



정리해봅시다.




**걷기의 경우  

-경사를 1도 올리면 운동량은 1.8ml/kg/min의 차이로 올라가게 됩니다.
-속도를 1km/hr 올리면 운동량은 약 1.917ml/kg/min의 차이로 올라가게 됩니다.


**달리기의 경우
 
-경사를 1도 올리면 운동량은 1.35ml/kg/min의 차이로 올라가게 됩니다.
-속도를 1km/hr 올리면 운동량은 약 3.5ml/kg/min의 차이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처럼 걷기의 경우 속도를 올리나 경사를 올리나 운동량의 증가는 별차이가 없지만 (1.9 vs 1.8) 달리기의 경우는 속도를 올리는 것과 경사를 올리는 것이 운동량 차이가 많이 나게 됩니다. (3.5 vs 1.35)

뭐 운동량이 라는 것이 사실 이렇게 공식에 대입해서 뚝딱 나오는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측정하면 개인마다 상황마다 다 다르게 나올겁니다. 달리는 속도와 경사도 뿐만 아니라 성별, 연령, 운동의 기술, 체지방률, 환경적 조건(온도, 습도 등...) 또한 운동량에 영향을 줍니다. 즉 같은 60kg가 6km/hr, 경사도 1도로 걷는다고 해도 개인마다 실제로 측정한 운동량은 모두 다르다는 말입니다.

'걷기는 경사! 달리기는 속도!'라는 표현은 일반분들이 실제 운동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유부빌더와 KPTF[각주:1]에서 드리는 간단한 팁(TIP)정도라고 생각하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갑자기 옛날 과학시간에 교감신경 부교감 신경을 설명하던 선생님이 '교감선생님이 나타나면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소화가 안되고....'라고 하셨던게 떠오르네요...ㅋㅋㅋ)

몇분이나 이 글을 꼼꼼히 그리고 끝까지 읽으실지 모르지만 어쨋든 이것으로 걷기와 달리기의 효과만점 시리즈를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추가 코멘트]

'달리기, 이렇게 하면 효과만점'에서 '달리기시 경사를 올리면 착지 거리가 짧아져 운동량이 줄어든다'는 설명은 KPTF 내부적으로 무리가 있는 설명이라 판단하여 현재 관련글은 비공개 처리하였습니다. 앞으로 좀더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KPTF는 Korea Physical Trainer Federation의 약자. 유부빌더가 속한, 운동과 건강에 관하여 공부하는 사이비 집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