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 정형외과 박상준의원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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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다이어트, 이게 문제다! (원시인 다이어트-10)

몸짱의사 2009. 5. 18. 05:40
지난주 박용우 선생님의 원시인 다이어트글을 매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금요일 발행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혹시나 기다리셨던 분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점 사과드립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게 좋다고 느껴진바 원시인 다이어트 연재물은 이전처럼 월-수-금, 3회 발행될 것입니다. 그럼 좋은 한쥐 되시고 모두들 열운하세요~ ^^*



 

탄수화물 제한 식이요법, 앳킨스 다이어트(황제 다이어트) 의 허와 실

 


우리나라에서는 '황제다이어트’로 더 잘 알려진 앳킨스 다이어트는 미국 의사 앳킨스(Atkins)가 1970년대에 소개해 큰 인기를 끌었다. 탄수화물 섭취를 철저히 제한해서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이다.

 

2001년 6월 하버드대학 비만치료 단기연수 과정에서 앳킨스 박사를 만난 적이 있는데, 풍채가 좋고 배도 나와 있어 다이어트 전도사 같은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앳킨스 박사는 2003년 넘어지면서 뇌를 다쳤고, 수술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고 있던 중에 사망했다.

당시 그가 심장병으로 사망했다느니 하는 소문이 무성했고, 앳킨스 재단이 부도가 나는 불상사도 있었다. 앳킨스 박사가 탄수화물 제한식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60년대. 그도 의대를 다니는 동안 15kg 이상 체중이 늘어난 상태였고, 탄수화물 제한 식이요법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후 이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지방을 다이어트의 적으로 간주하고 칼로리를 계산해서 식이요법을 권하던 시기에‘칼로리 계산 말고 지방도 마음껏 먹되 탄수화물 섭취만 제한하라’는 그의 주장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앳킨스 다이어트와 저지방 다이어트의 효과를 비교한 여러 편의 논문들이 나왔으며, 최근까지도 앳킨스 다이어트는 어떤 다이어트보다 다이어트 효과가 큰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처음에는 살이 빠지지만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6개월 이상 지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렵고, 결국 탄수화물 섭취를 다시 시작하면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 역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앳킨스 다이어트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다.


 

첫째, 탄수화물도 우리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철저히 제한해 몸 안에‘케톤’이 많아지면 이를 배출하기 위해 수분이 많이 빠져 나가고 케톤[각주:1] 자체가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초반에는 살이 많이 빠진다.



하지만 케톤이 주로 이용되는 상황은 어디까지나 우리 몸의‘비상 상황’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뇌세포가 케톤을 이용할 뿐이고 포도당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포도당만을 고집하는 뇌세포에는 포도당을 공급하고 포도당과 지방산을 구분하지 않고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다른 조직이나 장기에는 지방산을 이용하도록 하면 된다.
 

따라서 탄수화물은 포도당만을 고집하는 뇌세포나 적혈구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양으로만 먹고, 근육은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바꾸는 것이 내가 제안하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둘째, 탄수화물 제한 식이요법으로 인해 식이섬유나 식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결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식물에만 들어있는 폴리페놀 같은 식물영양소(phtonutrient)도 마찬가지다. 영양제를 통해 섭취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식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양소를 따라갈 수는 없다.

셋째, 좋은 지방과 나쁜 지방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앳킨스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제외하고는 음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트랜스지방[각주:2]과 포화지방[각주:3]은 혈관의 노화를 촉진시키고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앳킨스는‘지방을 먹어도 지방으로 축적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나쁜 지방이 들어오면 세포막이나 호르몬을 만드는 원료 자체가 좋지 않으니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중성지방[각주:4] 형태로 축적된 지방조직도 불포화지방처럼 좋은 지방이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 같은 나쁜 지방보다 지방분해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오메가-3 지방산과 올리브유, 카놀라유에 풍부한 단일불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고 오메가-6 지방산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건강을 해치는 트랜스지방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따라서 지방도 좋은 지방과 나쁜 지방을 구분해 가능하면 좋은 지방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1. 탄수화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때 발생하는 물질. 쉽게 말하자면 연료(지방)가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매연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본문으로]
  2. 식물성 지방인 '불포화 지방산'의 구조를 인공적으로 변형시킨 지방산. 수많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다. [본문으로]
  3. 육류에 들어있는 지방산은 대부분 포화지방산이다. '포화'라는 말은 지방산을 이루는 탄소(C)가 수소(H)에 의해 완전히 둘러쌓여 있다, 즉 포화되어 있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4. 지방산 3개와 글리세롤 1개로 구성. 우리 몸속에 지방이 저장될 때 거의 대부분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된다. [본문으로]